한나라,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놓고 또 내홍

한나라,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놓고 또 내홍

기사승인 2010-11-22 18:04:00
[쿠키 정치]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22일 윤진식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추천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친박근혜계와 친이명박계 간의 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친박계 서병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의원의 임명은 안 대표가 그동안 당과 국민에게 약속해 온 당내 계파 화합과 당·청 관계 복원을 지키지 않는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서 최고위원은 “안 대표가 탕평책의 일환으로 충청권 최고위원은 친박인사로 지명하겠다고 해서 강창희, 김학원 전 의원과 이완구 전 충남지사를 추천했는데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차일피일 하다 이제 와서 윤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임명하겠다고 한다”며 반발했다.

그는 이어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냈던 분을 당의 최고위원으로 결정하겠다는 것은 청와대의 의사가 반영됐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안 대표는) 당·청 관계의 정상적인 복원을 팽개치고 청와대 지시에 따르는 거수기 노릇을 할 것인지 분명한 입장이 있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 카드를 놓고 당 안팎에서는 안 대표의 의중이 실렸다기 보다는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한 것 같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서 최고위원은 “안 대표가 이에 대해 분명히 입장을 밝히고 납득할만한 조치가 취해질 때까지 최고위원으로서의 당무를 거부한다”고 밝힌 뒤 회의장을 떠났다. 서 최고위원은 앞서 친박계 의원들은 물론 박근혜 전 대표와도 이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한다. 서 최고위원은 안 대표가 친박몫으로 충청권 인사 대신 호남 인사를 추천하라는 제안에 대해서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결국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안이 보류된 채 회의가 끝났다.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이 또 다시 당내 반발에 부딪치면서 안 대표 리더십에도 금이 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 대표는 지난 7월 전당대회 직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호남출신의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호남)과 박성효 전 대전시장을 각각 친이몫과 친박몫으로 추천했다. 하지만 당시 친이계 정두언 최고위원이 김 전 사무처장을 강력히 반대하고 친박계도 박 전 시장 카드를 거부하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리고 석달 넘게 지명직 최고위원을 공석으로 놔두자 이번에는 당내에서 ‘결단력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안 대표는 이에 대해 지난달 24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결단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당의 운명이나 총선, 대선에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을 찾고 인물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런 상황에서 안 대표가 대포폰 게이트와 예산 심사 등으로 정국이 시끄러운 지금, 또 다시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을 추진하고 나선 것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한 최고위원은 “친박 몫으로 충청권 인사를 임명하겠다던 약속을 지켜야되지 않겠느냐”며 “윤 의원의 임명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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