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천경찰서는 지난달 3일 오후 2시쯤 서울 독산동 전자제품 매장에서 휴대용 음악·영상기기를 훔친 혐의(절도)로 붙잡혔다 도주한 재중동포 김모(42)씨가 나흘 뒤인 7일 오후 5시쯤 가리봉동 여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23일 밝혔다.
범행 직후 점원에게 잡혀 경찰에 넘겨진 김씨는 경찰관이 가방에서 가격표를 뜯지 않은 옷 한 벌을 발견하고 출처를 추궁하자 가산동 의류매장에서 샀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해당 매장에서 경찰관 2명이 매장 직원에게 사실을 확인하는 도중 수갑을 찬 채 달아났다.
숨진 채 발견된 김씨는 수갑을 푼 상태로 침대 옆 바닥에 엎드려 있었고 입 주변에는 소화 과정에서 역류한 음식물이 흘러나와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방에서는 수면제 6종류 250알이 들어 있던 포장지와 여권, 휴대전화, 손가방 등이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약 봉투가 비어 있던 점으로 미뤄 김씨가 수면제를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약물 중독사라는 소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자수를 권유하는 지인들에게 “전과 때문에 중국으로 돌아가게 될까 두려워 자수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입국한 김씨는 합법 체류상태로 공사장에서 일해 왔다. 경찰은 김씨를 놓친 경찰관에 대해 1개월 감봉 조치했다.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