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정보회사 듀오는 지난달 2~20일 전국 20~39세 남성 478명과 여성 500명 등 미혼남녀 978명을 설문해 분석한 ‘미혼남녀의 이상적 배우자상’을 8일 공개했다.
◇배우자 희망연봉 2년째 하락=여성이 남편감에게 바라는 연 소득은 2005~2008년 3720만원 4070만원 5031만원 6027만원으로 매년 9.4~23.6%씩 늘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후폭풍을 맞은 지난해 24% 줄어든 4579만원으로 급락했다. 올해 4342만원은 지난해보다 237만원(5.2%) 감소한 수치다.
남성이 희망하는 아내의 연 소득은 2006~2008년 2530만원 3092만원 3655만원으로 18.2~22.2%씩 늘다 지난해 3242만원으로 11.3% 감소하고서 올해까지 추세를 잇고 있다.
2008년까지 큰 폭으로 늘던 배우자 희망 연봉이 2년 연속 하락한 것은 청년층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취업난을 겪으면서 돈벌이가 쉽지 않은 현실을 절감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배우자 보는 눈 그래도 높아=남녀가 바라는 배우자 연봉은 여전히 현실을 크게 웃돈다. 인터넷 취업중개업체 인크루트가 상장업체 403곳을 조사한 결과 올해 4년제 대졸 신입사원의 평균 초임 연봉은 2789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평균 초봉 2713만원보다 76만원(2.8%) 오른 금액이다.
대기업 사원 초봉도 지난해 3179만원보다 112만원 늘어 3291만원을 기록했지만 여성이 남편감에게 바라는 4342만원보다 1051만원 적다. 업종별로 가장 높은 금융회사 초봉도 3460만원에 그쳤다.
한국여성노동자회가 최근 만 18∼33세 여성 131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50.5%가 2100만원 이하를 적정 초봉으로 꼽았다. 3000만원 이상을 원한 여성은 6.7%에 불과했다.
듀오 관계자는 “설문 결과는 실제보다 기대치가 높을 수 있다”며 “설문 대상자가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 사회 초년병인 20대 중반~30대 초중반에 몰려 있는 점으로 볼 때 대부분 현재 위치나 미래가 불안정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배우자를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등 신랑감은 공무원·공기업직원, 일등 신붓감은 교사=듀오 조사 결과 여성이 가장 선호하는 배우자 직업은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으로 2004년부터 7년째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었다.
남성이 아내로 바라는 직업은 교사로 나타났다. 1996~2006년 11년간 일등 신붓감으로 꼽히던 교사는 2007~2009년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에게 내준 1위를 4년 만에 탈환했다.
연봉 외 평균 희망 조건의 경우 신랑감은 자산 2억4104만원에 키 177.41㎝, 신부감는 자산 1억6045만원에 키 163.56㎝로 조사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