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합병원 등 병원장 20명, 100억 보험 사기 가담

서울 종합병원 등 병원장 20명, 100억 보험 사기 가담

기사승인 2010-12-15 12:54:01
[쿠키 사회] 서울시내 유명 종합병원 등 수도권 일대 병원장 20명이 허위 보험계약을 맺고 매달 수천만원에 달하는 병원 돈을 빼돌렸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범행을 공모한 보험판매업자는 계약 후 보험사들로부터 받는 수당으로 다른 보험료를 병원장 대신 돌려 막으면서 차액 105억원을 가로챘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는 15일 보험판매업자와 짜고 허위 계약으로 보험 수수료 105억원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모 종합병원 원장 황모(67)씨 등 병원장 20명과 보험판매업체 F사 대표 전모(43)씨 등 72명을 검거했다.

서울 강서구에서 종합병원을 운영하는 황씨는 지난해 8월부터 지난 1월까지 직원 200여명을 상대로 종신보험 980건을 계약한 뒤 월 보험료 5000만~6000만원을 전씨에게 대납케 하고서 해당 금액의 병원 자금을 빼돌린 혐의다.

황씨 등 수도권 일대 8개 종합병원 원장, 서울 강남권 성형외과와 피부과 원장 등 병원장 20명을 포함해 중소기업 사장, 법무사, 변리사 등 71명은 공금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기 위해 전씨와 짜고 80억원 상당의 허위 보험계약을 맺은 혐의를 받고 있다.

전씨는 지난해 3월 초부터 지난 3월 말까지 이들과 함께 보험 3780건을 체결한 뒤 보험료를 대납하고서 국내외 수십개 보험사로부터 계약 수당 105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다.

전씨는 보험사에서 받은 계약 수수료로 다른 보험료를 내고 일부를 남기면서 차액을 불린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사는 계약 체결 한 달 뒤 월 보험료의 5~20%를 판매자에게 수당으로 지급하고 있다.

과거 부동산 투기에 손을 댔던 전씨는 당시 지인들에게서 10억~20억원씩 50여억원을 끌어다 쓰고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이자 부담만 늘자 보험 수수료가 막대한 보험판매업에 뛰어들었다.

한때 사채업도 했던 전씨는 차액으로 챙긴 보험 수수료로 빚을 갚은 뒤 일부를 황씨 등 보험사기에 가담한 사람들에게 5억~10억원씩 빌려주고 이자를 받아 챙기면서 공생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험계약 유치 경쟁 탓에 보험료 대납 등 리베이트가 보험업계 관행으로 뿌리내리면서 보험시장을 문란하게 하고 있다”며 “서울시내 유명 종합병원장 등이 조세포탈과 비자금 조성을 위해 범행에 가담한 이번 사건은 일부 사회지도층의 비도덕성을 극명하게 드러낸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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