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경찰서는 17일 이웃 청년을 난도질해 살해한 혐의(살인)로 박모(23)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 5일 오전 6시30분쯤 서울 잠원동 김모(26)씨의 집 앞에서 흉기를 휘둘러 귀가하던 김씨를 숨지게 한 혐의다.
등과 허벅지 등 서너 곳을 찔린 김씨는 집에서 200m가량 떨어진 잠원동 천주교 교회 앞 인도에서 피범벅이 된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과다출혈로 숨졌다. 김씨는 주말 미사를 앞두고 성당에 있던 관계자에게 “119에 신고해 달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습 직후 뛰어서 도망하는 김씨를 뒤쫓는 범인의 모습을 인근 방범용 감시카메라 녹화영상에서 확인하고 유력한 용의자로 이웃 박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인상착의를 분석해 옷과 신발 등이 일치하는 박씨에게 출석을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아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박씨는 미국 뉴욕주립대학교를 중퇴하고 귀국해 두문불출하며 칼싸움을 소재로 한 컴퓨터 게임 ‘블레이블루’에 심취해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게임 도중 박씨는 맨 처음 만나는 사람을 죽이겠다는 생각으로 부엌에서 식칼을 가지고 거리로 나가 김씨를 발견하고 뒤따라가 범행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숨진 김씨는 홀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사건 발생 두 달 전 초등학교 동창들과 컴퓨터 프로그래밍 사업을 시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