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대구에 있는 예식장 ‘오월의 정원’에서는 북한 이탈주민인 박모(42)씨 부부와 장모(40·여)씨 부부가 주위의 축복 속에 차례로 결혼식을 치렀다.
박씨는 2002년 탈북해 이듬해 한국으로 들어온 뒤 대구에서 혼자 지내다 나중에 입국한 북한 이탈주민인 박모(38·여)씨를 만났다.
두 사람은 2008년부터 동거에 들어갔으나 부인 박씨가 북한 봉제공장에서 배운 기술로 함께 옷 수선 가게를 운영하는 등 어렵게 지내왔다.
2007년 입국한 장씨는 국내로 들어오기 전 중국에서 만난 조선족 최모(40)씨와 혼인신고도 했지만 자녀 둘을 키우면서 마찬가지로 결혼식을 올리진 못했다.
그러던 중 대구 중부경찰서 탈북자 신변보호 담당관이 이들의 딱한 사연을 정우동 서장에게 보고했고 정 서장이 협력단체인 보안협력위원회, 대구웨딩연합회와 함께 결혼식을 적극 추진해 이들 부부가 경제적 부담 없이 마침내 행복한 꿈을 실현하게 됐다.
이날 결혼식장에는 두 부부의 지인과 경찰, 보안협력위원회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해 이들의 앞날을 축하해줬다.
경찰은 “북한 이탈주민들이 남한 사회에 조기 정착하고 정서적 안정을 꾀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이런 ‘행복결혼식’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