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물질 공포 식품업계 119 뺨치는 대응 전략… 2시간내 제보자 찾아 초기진화

이물질 공포 식품업계 119 뺨치는 대응 전략… 2시간내 제보자 찾아 초기진화

기사승인 2011-01-09 19:10:00

이물질 발견 신고로 몸살을 앓는 식품업계의 대응이 기민해지고 있다. 재빨리 신고자와 접촉하고 외부 기관에 진상 조사를 의뢰하는 등 적극적 대처가 불필요한 논란을 막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식품업체 농심은 2008년 3월 ‘새우깡’에서 쥐머리 추정 이물질이 발견돼 곤욕을 치른 뒤 담당 직원이 신고자를 찾아가는 시간을 기존 4시간에서 2시간으로 단축했다. 또 본사가 고객을 원격 상담할 수 있는 ‘움직이는 사무실’ 차량 6대를 수도권을 중심으로 도입했다. 농심은 상무 이상 임원이 매일 오후 1∼3시 직접 고객을 상담하는 ‘경영진 핫라인’을 운영 중이다.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등을 운영하는 SPC는 지난달 말 ‘쥐식빵’ 사건이 터지자 즉각 긴급상황팀을 구성했다. 빵 만드는 과정을 취재진 앞에서 시연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SPC는 지난해 8월 부산의 배스킨라빈스 매장에서 산 아이스크림에서 4㎝ 길이의 비둘기 깃털이 발견됐다는 소비자 항의를 접수하고 자체 조사에 들어가는 동시에 식품의약품안전청과 서울대 수의학과에 조사를 의뢰했다. 조사 결과 깃털은 소비자 구매 이후 매장 인근에서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다른 식품업체 관계자는 9일 “쥐식빵 사건 등에서 SPC가 보여준 능동적 대처는 피해 확산을 막는 데 효과가 있었다”며 “문제를 덮기에 급급하던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4월 ‘벌레 묻은 빼빼로’가 발견된 롯데제과는 포장 방식 전문 연구소를 설치해 벌레 유입을 차단할 수 있는 포장지를 개발했다. 또 대형마트와 별개로 소규모 가게를 집중 관리하면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유통기한 경과 제품을 수거하는 등 재발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닭튀김 프랜차이즈업체 BBQ는 지난달 중순 경기도 광명의 매장에서 산 닭튀김에서 애벌레로 보이는 이물질이 나왔다는 소비자 신고를 접수하고 이물질 수거 후 수차례 실험을 실시했다. 본사가 문제의 닭튀김에 쓴 것과 같은 업체의 생닭 20마리를 같은 조건에서 조리한 결과 이물질은 닭다리 힘줄로 확인됐다. BBQ는 이 사실을 소비자에게 통보했고 인터넷에서 불거지던 논란은 멈췄다.

BBQ 관계자는 “매장의 실수로 이물질이 들어갈 수도 있기 때문에 신고를 받으면 먼저 환불이나 교환 조치를 한 뒤 신속히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소비자에게 통보한다”고 말했다.

최근 상당수 업체는 공장에 금속탐지기나 엑스레이 등을 설치해 이물질을 차단할 수 있도록 안전망을 구축했다. 일부 업체는 금전적 이익을 노리고 접근하는 상습 ‘블랙컨슈머(악성 소비자)’를 걸러내기 위해 고액을 요구한 적 있는 소비자의 신상과 인상착의를 목록으로 만들어 관리한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이물질 신고자 가운데 블랙컨슈머는 극히 일부”라며 “업체들은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소비자 불만을 해소하는 문제해결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속보유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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