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서 유흥업소 여종업원 또 자살

포항서 유흥업소 여종업원 또 자살

기사승인 2011-03-28 17:20:01
[쿠키 사회] 포항지역 유흥업소 여종업원이 또 목을 맸다.

지난해 7월 사채 빚에 시달리다 못한 이 지역 여종업원들이 잇따라 목숨을 끊은 데 이어 벌써 4번째다.

이번에는 업주의 인격 모욕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나타나 여성을 성 상품화한 유흥업소 업주들이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24일 오후 9시30분쯤 경북 포항시 상도동 모 원룸에서 인근 S룸살롱에서 근무하던 여종업원 A씨(27)가 스스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평소 내성적인 성격의 A씨는 속칭 ‘마이킹’(유흥업소에서 일하기 전 소개소로부터 지는 빚) 1400만원을 지고 있었지만 빚보다 더 참을 수 없었던 것은 업주 B씨(42·여)의 모욕적인 언사였다.

유서에는 ‘돌대가리 같은 ×’ 등 인격 모독적인 발언을 많이 들어 견디기 힘들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경찰에서 업주 B씨는 이같은 유서내용을 대부분 인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휴대전화 통화기록을 확인한 결과, 자살 직전으로 추정되는 시간에 업주 B씨와 통화한 내역이 남아 있는 것으로 미뤄봤을 때 A씨가 심한 모욕을 참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포항 남부경찰서는 이 룸살롱 성매매 장부를 확보해 B씨를 성매매 알선 혐의로, A씨와 돈을 주고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성매수남 C씨(33)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A씨와 성관계를 가진 성매수 남성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는 한편, 다른 유흥업소에 대해서도 성 거래와 여종업원 사채 여부 등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포항 남부경찰서 고재등 수사과장은 “포항지역 전 유흥업소를 상대로 여종업원들의 사채와 성거래 여부, 업주의 부당행위 등에 대해 전방위로 수사를 확대해 유흥업소들의 고질적인 문제에 대해 철저하게 파헤칠 방침”이라고 말했다.

포항지역에서는 지난해 7월 룸살롱 마담으로 일하던 여종업원 L씨(32)가 사채업자의 빚 독촉과 생활 비관 등으로 자살한데 이어 O씨와 G씨 등 서로 알고 지내던 유흥업소 여종업원 3명이 일주일 사이 잇따라 자살했다.

경찰은 사건 직후 대대적인 수사에 나서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을 상대로 영업을 해 온 지역사채업자 31명을 적발, 이 가운데 3명을 구속하고 2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포항=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김재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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