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관계자는 29일 “인도네시아에서 T-50을 자국 고등훈련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것으로 안다”며 “빠르면 이번 주 내에 인도네시아 국방장관 명의의 서한이 T-50을 제작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T-50은 러시아 고등훈련기 YAK-130과 경합해왔는데, 1차 제안서 평가가 T-50에 우호적으로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3∼2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국제국방대화(International Defense Dialogue)에 정부 대표로 참석했던 김태영 전 국방장관도 “좋은 소식이 올 것 같다”며 “정부와 국방부가 많은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이번 회의에 김관진 국방장관의 특사자격으로 참석했으며 인도네시아 국방장관, 안보조정장관을 차례로 만나 T-50 수출 문제를 비롯한 양국 간 방산 협력 현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만약 인도네시아가 T-50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뒤 KAI와 본계약을 체결한다면 T-50의 첫 해외수출이 성사되는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4억 달러에 16대를 도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T-50은 KAI와 미국 록히드 마틴사가 공동개발한 초음속 훈련기로 성능면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을 지닌 것으로 평가돼왔으나 가격이 높아 해외 수출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2009년 거의 성사단계로 알려졌던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계약은 후속 군수지원과 절충교역에서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이탈리아제 M-346에게 밀렸으며, 2010년 싱가포르에서도 고배를 들어야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기도 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유리한 것으로 알고는 있지만 우선협상대상자에는 우리나라만 선정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나라가 함께 선정된다”면서 “추가 경쟁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런 입장을 내비쳤다.
정부는 인도네시아 수출이 성사된다면 다음 단계로 미국 시장 진출을 추진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미 공군은 T-38 훈련기를 사용하고 있으나 노후된 상태라 조만간 퇴역시키고 새로운 기종의 훈련기로 교체할 계획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현수 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