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부산 사투리를 능숙하게 하던 ‘포동이’가 돌아왔다고 다들 난리야. 오랜만의 활동인데도 불구하고, 각종 포털 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을 휩쓰는 저력을 보여줬어. 많은 사람들이 알아봐주고 기억해준다는 게 기분 좋을 것 같아. 현재 심정이 어때?
A. 많은 관심을 보여주셔서 너무 감사해. 저력까지는 아니지만 ‘내가 예전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시고 관심 가져주셨던 사람이구나’라는 것을 느꼈어. 그 덕분에 뿌듯하기도 하고. 앞으로 최선을 다해 기대에 부응하려고.
Q. 1994년 MBC ‘오늘은 좋은날-소나기’에서 강호동 동생 ‘포동이’ 역을 맡았잖아. 벌써 17년 전 일이 됐는데…. 시간 참 빠른 것 같아. 연기자로 다시 돌아오게 된 계기가 있어?
A. 시간 참 빠르지. 고등학교 3학년 때 진로를 결정하면서 선생님이 되려고 했어. 근데 중국어랑 영어 배워봤는데 흥미가 안 생기더라고. 진로를 다시 고심해서 결정한 끝에 ‘나는 이 길밖에 없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 그 때부터 준비하게 됐지.
Q. ‘오늘은 좋은날-소나기’ 촬영 당시 나이가 7살이었는데 어쩜 그렇게 당차게 연기를 잘 했어? 지금도 가끔 그 때 그 모습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대견하다고 느낄 것 같은데….
A. 사실 내가 봐도 대견해(웃음). 어린나이에 촬영을 하러 가고 연기를 즐겁게 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 당시에 내가 당찼는지는 잘 모르겠어. 그냥 개구쟁이였던 것 같아.
Q. 사실 당시 강호동은 지금처럼 ‘국민MC’나 ‘국민방송인’이 아니었잖아. ‘소나기’ 끝난 뒤에도 계속 연락했어? 이렇게까지 성공하는 방송인이 될 줄 알았어? 지금은 몰라보게 인기가 많아진 강호동을 보니 어때? 호동이 형을 만나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어?
A. ‘소나기’라는 코너가 끝나고도 ‘호동이 포동이’ 콘셉트로 약 4년 정도 함께 활동했어. 중학교 1학년 때까지 연락하면서 지내다가 연락이 끊겼지. 그런데 나는 강호동 선배님이 성공할 줄 알았어. 일단 항상 최선을 다하고 솔선수범하는 분이었지. 날씨가 춥든지 덥든지 같이 연기하는 배우들을 더 많이 챙겨줬지. 무엇보다 나한테 맛있는 것을 많이 사줬어. 선물도 사줬지. 그래서 되실 줄 알았는지도 몰라. 현재 강호동 선배를 보면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자랑스러워. 내가 함께 연기하고 활동했던 분이 지금은 대스타가 됐잖아. 내가 저런 분과 함께 했다는 것 자체가 자랑스럽지. 강호동 선배를 다시 만나게 되면 일단 안부부터 물을 것 같아. “잘 지내셨나요? 저 알아보시겠어요?”라고.
Q. 당시 강호동과 함께 서 있으면 정말 형제처럼 잘 어울렸잖아. 같이 다니면 형제라고 오해했을 것 같아. 촬영 당시 재밌었던 에피소드 있어?
A. 사인회를 하거나 길거리를 같이 걷다 보면 진짜 형제 아니냐고 묻는 분들이 많았어. 그리고 강호동 선배님은 항상 밥을 두세 공기는 기본적으로 먹었지. 고기를 굉장히 좋아했어. 항상 장난을 많이 쳤어. 나도 선배한테 장난을 많이 쳤고.
Q. 어렸을 적에는 포동포동 살 찐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지금은 정말 날씬해졌더라고. 몸무게 30kg 감량은 연기자가 되기 위해 일부러 한 거야? 체중은 어떻게 줄였어?
A. 처음에 살을 빼겠다고 결심을 한 건 중학교 3학년에서 고등학교 1학년으로 넘어가는 시기였어. 청소년 드라마 한편을 찍고 모니터링을 했는데 뚱뚱한 내 모습이 너무 싫더라고. 그래서 내가 이미지 변신을 하지 않으면 이 일을 오래 못하겠다 싶어서 살을 빼기로 했지. 그런데 고등학교 때 공부를 하고 활동을 안하다보니 부모님께서는 선생님을 하라고 하더라고. 나도 선생님이라는 직업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했고 공부도 잘했으니까. 체중은 굶어서 뺐어. 일주일에 4끼 정도만 먹었어. 우유? 이게 나의 모든 식사였지. 거식증도 한 1년 정도 오고 많이 괴롭고 힘들었지. 그렇게 살을 빼서 그런지 대학교 1학년 때 요요현상이 왔어. 그래서 그 뒤 운동을 해서 다시 10kg을 감량했지. 이후에 군대도 다녀오니까 현재 몸 상태가 유지가 되더라고. 지금은 식단조절을 하고 있어.
Q. 몸무게를 줄인 다음에는 사람들이 잘 몰라봤을 것 같아. 이대로 날 잊는 건 아닌가 조급한 마음은 들지 않았어?
A. 조급한 마음은 조금도 없었어. 오히려 예전 이미지가 잊혀 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했지. 배우를 하기 위해서는 이런 이미지로는 도저히 오랫동안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많았거든.
Q. 1999년 KBS ‘달려라 씽씽열차’ 이후 좀처럼 얼굴을 볼 수 없어서 아쉬웠어.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학생의 본분으로 돌아갔을 것 같은데 이야기 좀 들려줘
A. 달려라 씽씽열차.. 어떻게 알았지? 맞아. 그 이후로 중학교 입학하고는 학교와의 출석문제로 인해서 교육방송에서 한 4년 정도 활동했어. 교육방송만 출석을 인정해줬었거든. 틈틈이 학업에도 열중하면서 공부도 재미있더라고. 공부를 중점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에 고등학교 때부터는 공부만 했지. 고등학교 3학년 때 진로를 바꾸면서 연극영화학과를 가기 위해 준비하게 됐고 결국 한양대 연극영화학과에 입학하게 됐어. 그리고 1년 다니고 군대에 다녀와서 지금은 대학로에서 ‘말괄량이 길들이기’라는 작품으로 활동을 하고 있지.
Q. 다시 한 번 기회가 된다면 강호동과 ‘행님아’ 부르면서 ‘소나기’를 찍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 같은데 어때? ‘강심장’에 출연해서 공개적으로 재회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 그런 계획은 있어?
A. 예능으로 먼저 방송생활을 하고 싶은 마음은 아직 없어. 선배를 만나 같이 작품을 하면 좋겠지만 배우로서 자리 잡은 뒤에 MBC ‘무릎팍 도사’나 SBS ‘강심장’에 나가는 것은 굉장히 좋은 기회일 것이라고 생각해.
Q. 연기에 매력을 느껴서 연극배우가 된 거야? 군 생활을 마치고 대학로 무대로 돌아온 걸로 아는데. 배우가 된 과정을 설명 해 줄래?
A. 제대하고 학교를 반 학기 동안 다녔어. 장학금을 탈 정도로 열심히 공부했지. 그러다가 연기공부를 하다 보니까 너무 재밌는 거야. 카메라 앞에만 서다가 관객과 호흡하는 것에 큰 매력을 느꼈어. 연기력을 쌓기 위해 대학로 연극무대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오디션을 보고 합격해서 지금 이 작품에 참여하게 된 거야.
Q.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에서 맡은 루첸티오는 어떤 인물이야? 어떤 점에 끌려서 이번 연극에 출연하게 됐어?
A. ‘루첸티오’라는 인물은 부잣집 도련님인데 이태리의 페듀어라는 곳으로 유학을 가고 그 곳에서 ‘비앙카’라는 여성과 사랑에 빠져. 극중에서 연출 역할도 해. 술집에서 배우들끼리 모여 놀고 있는데 슬라이라는 술주정뱅이 말에 혹해서 연극을 하자고 제안하지. 그리고 연출과 루첸티오를 맡겠다고 하지. 극을 이끌어가고 관객과 끊임없이 소통해야 되는 역할이야.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할 수 있어야 해. 이번 연극에 끌리게 된 건 첫째는 호기심, 둘째는 관객 참여, 셋째는 김대환 감독의 가르침이야.
Q. 이번 연극 무대를 통해 김영대의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해? 공연이 다 끝난 뒤에는 관객으로부터 어떤 칭찬을 듣고 싶어?
A. 배우로서 돌아온 김영대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 확신을 갖기 위해서 더 노력하고 있어. 그리고 이제는 포동이가 아닌 배우 김영대로 통하고 싶어. ‘배우로서 자질이 충분하고, 연기를 즐기면서 하는 배우다’는 칭찬을 듣고 싶어. 유머러스하고 재치 있는 배우라는 말도 듣고 싶고.
Q. 앞으로 자주 활동하게 될 텐데 어떤 배우로 성장하고 싶어? 특별히 닮고 싶은 배우가 있어?
A. 마음으로 연기하는 배우로 성장하고 싶어. 닮고 싶은 배우는 엄청 많지. 일일이 다 적진 못하겠지만 성격파 배우, 개성이 강한 배우가 되고 싶어. 최종목표는 내가 누군가의 롤 모델이 되는 배우로 성장하는 거야.
Q. 오래 기다려 준 팬들에게 한 마디 남긴다면?
A. 관심 가져주신 분들이 많아서 너무 감사합니다. 앞으로 완벽한 사람이 되기보다는 완벽해지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는 배우가 될게요. 이제는 포동이가 아닌 배우 김영대로 많이 사랑해주세요. 스크린이든 브라운관이든 연극무대든 여러분 앞에 항상 있을 테니 지켜봐주세요. 그리고 항상 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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