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공연] 박정희 다루는 연극 ‘한강의 기적’…정치색은 없을까

[Ki-Z 공연] 박정희 다루는 연극 ‘한강의 기적’…정치색은 없을까

기사승인 2011-04-30 13:00:00

[쿠키 문화] 5·16 쿠데타 50주년을 맞아 박정희 전 대통령을 주인공으로 한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연극의 초점은 경제다. 그러나 ‘박정희’를 다루기에 주위의 눈길은 다양하다.

극단 민중은 5·16 50주년 기념 역사 기록극 ‘한강의 기적-박정희와 이병철과 정주영’이 공연된다고 밝혔다.

연극은 5명만 무대에 오른다. 박정희, 이병철, 정주영 그리고 내레이션을 맡은 배우 1과 2다. 무대 위에서는 박정희의 ‘하면 된다’는 신념, 이병철의 ‘맡겼으면 믿으라’는 원칙, 정주영의 ‘해봤어?’ 도전 정신을 강조할 예정이다.

민중은 “5․16 50주년이 되는 2011년을 맞아 박정희 대통령 집권 18년간의 업적을 경제개발에 초점을 맞추어 그 의미를 되새기고 오늘의 현실에 비춰보고자 한다. 비록 민주화에 역행한 그의 혁명은 대한민국의 건국이념인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도전이었다는 부정적 측면을 도외시 할 수 없으나, 아시아에서도 최빈국이었던 우리나라를 중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린 한강의 기적을 이룩해 냈다는 것은 세계사에 그 유례를 찾기 힘든 위업임을 틀림없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그러나 분명 좋지 않은 시선은 존재한다. 경제에 대해서만 조명한다고 하더라도, 그 안에 정치적인 내용이 빠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극작과 연출을 맡은 정진수 성균관대 교수는 고개를 저었다.

정 교수는 “경제에 초점을 맞췄다. 물론 박정희 시대의 경제 성장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는 것은 안다. 1960~70년대 개발독재가 아닌, 장면 정권이었다고 하더라도 결국 경제는 성장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이를 여기서 논의할 생각은 없다. 연극은 이념이나 정치가 아닌, 경제 성장 시기에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할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차단시켰다.

연극에 출연하는 배우 정한용도 “나는 그동안 좌파였다고 생각한다. 박정희에 대해서 안좋은 평가를 들었고, 겪었던 세대다. 그러나 연극을 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부엌의 며느리 이야기만 듣다가 이제는 안방의 시어머니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생각이다. 모든 말을 다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5명이 무대에 오르는 소극장 무대가 대중들에게 어느 정도 파급력을 가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정 교수는 서울에서 공연을 끝내고, 올해 안에 전국을 돌며 연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정희 시대에 이병철과 정주영이라는 걸출한 인물들의 경제에 대한 식견을 전국에 전파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만’이라는 내부의 생각과 외부의 인식이 같을 수는 없다. 특히 대선 체제로 들어가는 내년에는 드라마, 영화, 연극 등 많은 작품에 들어가는 정치적인 내용들에 대해서는 예민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방영되었던 SBS 드라마 ‘대물’은 박근혜 띄우기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박정희를 다루기에 이에 무관할 수 없다. 그러나 이에 대해 역시 배우들은 고개를 저었다.

정한용은 “도리어 박근혜가 연극 보러올까 무섭다”며 손사레를 쳤고, 정 교수도 박근혜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연극은 아직 무대에 오르지 않았다. 그러기에 연극에 대해 우려를 내비추거나,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다. 연극을 봐야 판단할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연극이 정치색 있는 논란에서 벗어나, 경제에 대한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온전히 던질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장두이 서울예술대학 교수가 박정희 역을 맡았고, 배우 이병술과 김춘기가 각각 이병철 역과 정주영 역을 맡았다. 내레이션까지 담당하는 배우 1에는 탤런트이자 전 국회의원이 정한용과 배우 정병호가 맡았고, 채용병이 배우 2 역을 맡았다. 오는 5월 13일부터 29일까지 대학로 알과핵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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