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특사로 포르투갈을 방문 중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일(현지시간) 루이스 아마두 외교장관과의 만찬 자리에서 내 놓은 말이다. 박 전 대표는 “21세기의 외교는 힘을 내세우는 것보다 인류(이웃)에 어떻게 기여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사 활동 중 나온 발언이지만 차기 유력 대권주자인 박 전 대표의 외교관(外交觀)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이 쏠리고 있다.
앞서 박 전 대표는 아니발 카바쿠 실바 대통령을 예방하고 ‘녹색 성장’을 강조하며 양국간 협력 강화를 당부했다. 박 전 대표는 “포르투갈이 기후 변화와 관련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을 잘 하고 있고, 신재생에너지로 전체 에너지 소비의 52%를 충당한다고 들었다”며 “한국 역시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을 펴고 있어 그런 측면에서 한국과 포르투갈이 공동으로 협력할 일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2012년 여수박람회 참석과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양국간의 통상 교류 강화 방안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박 전 대표는 네덜란드 방문 당시 상대국을 배려한 드레스 코드를 선보였던 데 이어 포르투갈에서는 현지어 사용으로 눈길을 끌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한국의 유엔 비상임이사국 진출과 관련해 아마두 장관이 협력 의사를 밝히자 고맙다는 뜻의 포르투갈어인 ‘오브리가다’로 화답했다. 참석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고, 박 전 대표가 건배 제안 역시 현지말인 ‘사우드(건배)’로 하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계속됐다는 후문이다.
포르투갈도 외교장관 만찬에 장관은 물론 외교부 사무차관, 정부(외교부) 의전장, 대사급인 대통령 외교수석보좌관 등 최고위급 외교 관계자가 모두 참석하는 등 박 전 대표의 특사 방문에 정상급 대우를 갖추며 각별한 신경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리스본=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