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김종민 “예능도 노래도, 꼴찌의 희망이고 싶다”

[쿠키人터뷰] 김종민 “예능도 노래도, 꼴찌의 희망이고 싶다”

기사승인 2011-05-03 11:51:01

"[쿠키 연예] 김종민의 이름 앞에 늘 따라다니는 수식어 ‘코요테’. 지난 1990년대부터 전문 댄서로서 톱 가수들과 한 무대에 섰던 그가 2000년부터 달아 온 명함이다. 여성 보컬 신지, 래퍼 빽가와 함께 3인조로 활동 중이다.

그가 잠시 ‘코요테’의 이름을 내려놓고 솔로 앨범을 냈다. 일종의 ‘따로 또 같이’ 전략이다. 코요테의 다양한 매력을 세 멤버의 개성에 따라 대중에게 드러내기 위함이다. ‘코요테’는 김종민에게 있어 음악을 지탱해 준 버팀목이자 ‘벗어날 수 없는 그림자’ 같은 존재로 코요테를 떠난 자신은 상상할 수 없다고.

그럼에도 김종민의 솔로 활동을 두고 혹자는 “예능에서 활동하다 보니 슬슬 ‘코요테’와 결별하는 게 아니냐”는 부정적 예측을 내놓기도 했고, 솔로 앨범까지 나오니 의혹은 더욱 짙어졌다. 하지만 이번 활동은 일각에서 우려하는 홀로서기 행보가 아니라는 게 김종민의 항변이다. 정반대로 침체기에 빠진 코요테를 구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란다.

“한때 코요테가 앨범만 냈다 하면 1위를 했던 때가 있었잖아요. 정말 정점을 콱 찍었죠. 그런데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것처럼 정상의 자리에 올라가 보니 서서히 하락하기 시작했어요. 대중으로부터 외면을 받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룹으로만 활동하는 게 독이 된 것 같더라고요. 단조로움이 결국 대중에게 식상함을 준 거죠. 제가 솔로 활동으로 열심을 내서 ‘코요테’의 다양한 매력을 마음껏 드러내고 싶습니다.”

‘코요테 구하기’라는 김종민의 야심이 담긴 노래는 ‘오빠 힘내요’이다. 지난달 26일 공개된 이 노래는 디스크 브라더스가 작사·작곡·편곡했다. 김종민이 화자인 ‘오빠’가 돼 시련에 빠진 사람들에게 ‘힘을 내라’고 기운을 북돋아주는 것처럼 들린다.

“굴곡 있는 인생을 사는 사람들에게 격려의 말을 담은 노래예요. ‘산다는 게 다 똑같은 거 아니겠냐. 외로워도 어려워도 힘을 내자’는 내용을 담았죠. 예를 들면 회사에서는 상사에게 혼나고, 학생들은 선생에게 혼나고…. 삶의 무게에 치이는 분들에게 기운 내라고 격려하는 노래입니다. 특별한 변신도 화려한 스타일도 내세울 게 없지만 많은 분들에게 힘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불렀습니다.”



데뷔 후 첫 솔로 활동이라 포부가 남다를 것 같았다. 두둑한 배짱을 지닌 방송인답게 목표도 “1위 트로피를 거머쥐는 것”이라고 예측됐다. 하지만 그의 입에서는 의외의 답변이 나왔다.

“전 무대에서나 예능에서 모두 꼴등을 하고 싶어요. 갑자기 웬 꼴등이냐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웃음). 꼴등은 불명예스럽고 나쁜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꼴등이 있어야 일등도 있는 법이잖아요. 제게 꼴등이라는 위치는 자극제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거만해진 제 자신을 다스릴 수 있고, 묵묵히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거든요. 비록 전 꼴등이지만 많은 분들이 저를 보면서 희망을 얻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김종민이 ‘오빠 힘내요’ 가사를 공감하면서 표현할 수 있었던 건 ‘아픔’ 속에서 신음했던 지난날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절정의 감각을 뽐내며 예능 프로그램을 장악했던 김종민. 공익근무요원으로 대체 군 복무하다가 지난 2009년 12월18일 소집해제한 뒤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에 곧바로 합류했으나 예전 명성을 찾는데 실패했다. 뱉는 멘트마다 통 편집 당하기 일쑤였다. 공백기 동안 확 달라진 예능 판도에, 예전의 기량을 찾지 못하면서 악순환은 계속 됐다. ‘1박2일’ 하차설이 끊임없이 그를 괴롭혔다.

“‘1박2일’ 하면서 정말 많은 말들을 들었고, 상처도 많이 받았어요.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이를 더 악 물었죠. 저를 믿고 바라봐주시는 분들이 행여나 저의 약한 모습을 보고 쉽게 포기하게 될까봐 걱정스러웠거든요. 제가 더 버티고 서서히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많은 분들에게 희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힘든 순간이 지나면 기쁨도 두 배로 몰려오는 법이잖아요. 밝은 미래를 생각하면서 지금의 고통도 즐거움으로 이겨내고 있습니다.”

행여 ‘1박2일’ 새 멤버 엄태웅을 경계하는 마음은 없을까. 그는 엄태웅에 대해 “엄정화 백업댄스 시절부터 잘 알던 사이”라며 “경쟁의식이 전혀 없다”고 웃으며 말했다.

“(엄)태웅이 형은 호감형인데다 매력이 참 많은 것 같아요. 그렇지만 경쟁을 벌인다고 생각하거나 경계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얼굴이 많이 알려진 배우인데다 인지도를 쌓은 입장에서 굳이 ‘1박2일’에 출연할 이유는 없어 보이거든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함께 해줘서 고마운 마음뿐이죠. 지금은 제가 많이 헤매고 있지만 서서히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인터뷰가 막바지에 다다를 때쯤 김종민은 ‘1박2일’ 나영석 PD에게 정중히 요청하고 싶은 게 있다고 털어놨다.

“나 PD님~. 저 김종민입니다. ‘1박2일’이 금요일과 토요일에 녹화하잖아요. 그날 음악 프로그램이 KBS ‘뮤직뱅크’와 MBC ‘음악중심’을 하는데요. 전 당연히 두말 하지 않고 ‘1박2일’로 직행합니다. 음…. ‘1박2일’ 배경음악으로 최소한 제 노래 두 번 이상 틀어 주실 거죠?(웃음)”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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