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종려상 거머쥔 테렌스 맬릭

황금종려상 거머쥔 테렌스 맬릭

기사승인 2011-05-23 13:44:01
[쿠키 문화] 제 64회 칸 국제영화제의 황금종려상은 거장 테렌스 맬릭 감독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심사위원단은 22일(이하 현지시간) 다르덴 형제, 아키 카우리스마키, 페드로 알모도바르, 라스 폰 트리에, 누리 빌제 세일란 등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는 거장 감독들을 뒤로한 채 맬릭 감독에게 황금종려상을 수여했다.

지난 1973년 ‘황무지’로 장편 데뷔한 맬릭 감독의 이번 작품의 그의 영화 인생에 5번째 작품이다. 그는 40여년 동안 영화를 만들면서 단 5작품만을 남겼다. 그러나 5편의 전작 가운데 2편이 세계 3대 영화제인 칸과 베를린영화제에서 작품상을 받았다.

하버드대와 옥스퍼드대에서 철학을 전공한 후 기자생활을 거쳐 MIT에서 교수로 철학을 가르쳤던 그는 마틴 쉰 주연의 장편 ‘황무지’(1973)로 데뷔했다. 1950년대 말, 미국 전역을 여행하며 아무런 동기도 없이 연쇄살인을 저지른 십대 남녀의 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이 영화로 ‘작가’라는 인장을 새긴 그는 1978년 리처드 기어 주연의 ‘천국의 나날들’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미국 서부의 아름다운 풍광아래 세 남녀의 기묘하고 아름답지만 비극으로 치닫는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낙조로 희미해져 가는 하늘과 메뚜기 떼들의 습격으로 피폐해져 가는 밀밭아래서 비틀린 세 남녀의 관계를 아름답게 묘사했다. 그해 칸영화제는 맬릭 감독에게 감독상을 수여했다.

20년간의 칩거를 끝낸 맬릭 감독은 1999년 새로운 전쟁영화라는 찬사를 안긴 ‘씬레드라인’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과 일본의 대결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전쟁을 소재로 역사와 우주 등 거대한 담론을 녹여냈다는 평가를 얻었다. 맬릭 감독은 그해 베를린영화제에서 최고상인 금곰상을 받았다.

철학교수인 맬릭의 영화는 명상적이고, 철학적이며 종교적이라는 평가까지 받는다. 올해 황금종려상을 받은 ‘트리 어브 라이프’도 부자관계를 이용해 우주의 기원과 섭리를 표현한 영화다. 어렵고 혼란스런 내용 탓에 영화제 기간 호불호가 크게 엇갈린 작품이다.

심사위원장인 드니로는 “영화의 규모, 중요성, 의도, 당신이 그걸 무어라고 부르던 이 영화는 황금종려상에 적합한 영화”라며 맬릭 감독의 손을 들어줬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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