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50mm] 이태리 명품이 점령한 한강…‘불편한’ 시민들

[Ki-Z 50mm] 이태리 명품이 점령한 한강…‘불편한’ 시민들

기사승인 2011-06-04 13:58:00

[쿠키 문화] 지난 2일 오후 서울시가 한강을 대표하는 문화공간이라며 띄워 놓은 인공섬 ‘세빛둥둥섬’에서는 이태리 명품 브랜드 ‘펜디’의 패션쇼가 열렸다. 이날 펜디는 F/W 컬렉션 40점과 함께 20여 점의 한정 모피 제품을 선보였는데, 국내 동물애호단체들의 반대 시위를 불렀다.



패션쇼가 열리는 3개의 돔 입구에서는 펜디 관계자들이 손님을 맞이했다. 그 주변에서는 피켓을 든 시위대가 조용히 침묵시위를 했다. 별다른 움직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펜디 측에서는 수십여 명의 경호원을 동원해 입구 반경 100m 주변의 통행을 막기 시작했다.


시위는 다양한 모습으로 펼쳐졌다.


한 동물보호단체 회원은 반려견의 털을 밀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 장의 모피를 만들기 위해 50여 마리 여우의 털이 벗겨진다.


한쪽에서는 ‘피에 젖은 펜디’라는 작품이 설치됐다.


동물 모양 인형을 잡아당기는 퍼포먼스.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세빛둥둥섬’. 이런 광경을 보자고 세금을 낸 것은 아니다.


시끄러운 주변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스크를 뒤집어 쓴 웰시 코기종의 한 마리 개는 졸리기만 하다.


펜디 관계자들은 손님을 맞는 한편, 섬의 주인인 시민의 출입을 통제했다. 시민 외에도 외신을 제외한 국내 매체들이 ‘안전상의 문제’를 이유로 내부 출입을 통제 당했다.




시위대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모피를 걸치고 행사장으로 들어가는 방문객들. 이날 행사에는 홍콩 배우 장쯔이, 배우 한고은 등이 참석했다.


서울 시민의 보금자리 한강, 그 위로 밝게 빛나는 이태리 명품 브랜드 로고. 출입을 통제하는 경호원들에게 밀려 멀리서 시위하는 시위대. 씁쓸한 광경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은지 기자 rickonbge@kukimedia.co.kr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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