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음악사에서 모차르트가 지니는 영향력은 베토벤, 바흐 등과 함께 후대를 압도한다. 어릴 적부터 드러난 천재성은 후배 음악가들은 물론이고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불렀다. 2010년 1월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레게 머리를 한 모차르트가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올라 공연계를 발칵 뒤집었다. 오스트리아 뮤지컬 ‘모차르트!’는 떠들썩하게 한국에 입성했고, 1년이 지난 2011년 5월 24일 다시 돌아왔다.
경기도 성남아트센터에 새롭게 올려진 ‘모차르트!’에는 이례적으로 남자 배우 4명이 모차르트로 캐스팅됐다. 임태경, 박은태, 전동석과 함께 지난해 이 작품을 통해 뮤지컬계의 새로운 스타로 떠오른 김준수가 다시 무대에 섰다.
기본 줄거리는 초연 때와 같다. 오스트리아 궁중 지휘자인 레오폴트 모차르트(서범석)는 아들 볼프강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이용해 후원금을 걷고자 한다. 하지만 자유분방한 성격의 볼프강은 아버지의 뜻을 매번 거역하고 잘츠부르크를 떠난다. 볼프강을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콜로레도 대주교(이정열)와 베버 부인(정영주) 사이에서 볼프강은 재산도, 어머니도 모두 잃는다. 비탄에 빠진 볼프강은 유일한 후원자 발트슈테텐 남작부인(신영숙)의 도움으로 빈에 머물게 되고, 콘스탄체(정선아)와 결혼한 뒤 아버지, 누나(임강희)와도 멀어지게 된다.
아들을 찾아 빈에 온 레오폴트는 볼프강의 모습에 실망한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독설과 함께 결별을 선언하고 이에 충격을 받은 볼프강은 정신적 혼란을 겪는다. 의문의 남자에게 ‘레퀴엠’ 작곡을 주문 받은 볼프강은 작업에 돌입하지만 결국 작곡을 다 마치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한다.
뮤지컬 ‘모차르트!’는 천재음악가 모차르트를 의지의 주체인 ‘볼프강’(Wolfgang)과 재능의 근간인 ‘아마데’(Amade)로의 분리를 시도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볼프강’의 고뇌와 대립하는 천재성의 상징 ‘아마데’의 변화가 가장 눈에 띈다. 또 500여 벌의 화려한 의상과 100여 종의 가발, 이를 바탕으로 한 18세기 유럽 황궁의 화려한 모습은 관객들에게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하지만 초연에 비해 전체적으로 산만해진 느낌은 아쉽다. 모차르트의 내적 갈등을 좀 더 부각시키려 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배역들이 배치가 톱니바퀴처럼 착착 맞춰 돌아가지 않고 어긋난 느낌을 강하게 주면서 지루함마저 밀려온다.
또 김준수의 공연에 한해 장애인 및 국가유공자 할인을 제외한 여타의 할인과 패키지 판매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은 공평치 못하다. 과거 김준수가 뮤지컬 ‘천국의 눈물’에 출연했을 당시, 제작사 설앤컴퍼니가 OP석(오케스트라 자리에 배치된 객석)을 무리하게 고가로 판매해 비난받았던 것처럼 스타를 활용한 마케팅 상술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듯싶다.
공연은 7월 3일까지 성남아트센터에서 계속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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