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평소 진보적인 정치관을 피력해온 여배우 김여진(39·사진)이 35m 높이의 부산 영도조선소 크레인에 올라가 불법 농성을 벌인 혐의로 사법처리될 전망이다.
김여진은 12일 정리해고 철회를 주장하며 157일째 이 크레인위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한진중공업 노조원들과 합류했다 내려왔으며, 농성현장 밖에서 대기중이던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 관계자는 “농성현장에서 담을 넘어 나오는 김여진씨를 포함한 여성 3명, 남성 2명을 붙잡아 ‘인적사항 파악을 위해 동행해달라’고 말한 뒤 임의동행했으며 경찰 승합차에 태운 뒤 인적사항을 묻고 경찰서에 도착하기 전에 풀어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여진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지금 연행중이다, 해운대경찰서로 이송된다고 한다”고 실시간 상황을 전한 뒤 “다섯 명과 함께 폭력혐의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집단건조물 침입 혐의로 긴급체포됐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자신이 풀려나자 다시 트위터를 통해 “어디선가의 연락으로 훈방 조치됐다…지금은 괜찮다. (농성현장) 안에 있는 사람들이 걱정이다”고 적었다.
경찰은 김씨를 비롯해 이날 인적사항이 파악된 6명에 대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사법처리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관할 경찰서인 부산 영도경찰서 관계자는 “유명인이라고 해서 범법 사실을 그냥 묵과할 수 없다”며 “사법처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씨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연행과정에서 ‘긴급체포됐다’고 전하자 이를 본 트위터리안들은 해운대경찰서와 영도경찰서 등에 한꺼번에 항의전화하는 등 소란이 벌어졌다.
앞서 김여진은 지난 11일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서 고공 농정중인 김진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지도위원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같은 날 밤 8시30분쯤 영도조선소에 도착, 85호 크레인에 올랐다. 이 상황도 트위터로 실시간 생중계됐다.
12일 오전 4시쯤에는 “85호 크레인 밑이다. 지금은 모두 모여 놀고 있다. 밖에는 못 들어온 사람끼리 놀고 있다. 김진숙님의 박종철 인권상 시상, 그리고 울게 만드는 연설도 들었다. 이제 난 마음이 풀어져 졸고 있다”는 글도 게재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1시5분쯤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 네트워크’와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 등 노동단체 회원 400여 명과 함께 영도조선소 동문 쪽 담벼락에 사다리 수십개를 올린 뒤 담을 넘어 조선소 안으로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단체 회원들은 조선소 안에 있던 한진중공업 노조원 100여 명과 합세했으며 이 과정에서 사측이 고용한 용역직원들과 충돌, 수십명이 부상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이들 가운데 24명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