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보다 나을 게 없는 로봇수술, 값만 비싸다”

“기존보다 나을 게 없는 로봇수술, 값만 비싸다”

기사승인 2011-06-15 16:05:00
[쿠키 과학] 다양한 질환의 치료에 이용되는 로봇 수술이 기존의 개복 수술이나 복강경 수술에 비해 크게 나은 것도 없이 값만 비싸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허대석)은 15일, 최근 국내 병원에서 활발히 시술하는 로봇(다빈치)수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한 NECA 근거 평가 보고서를 펴냈다.

보건연은 이 보고서에서 로봇 수술이 전립샘암, 신장암 등의 암 치료에 널리 시행되고 있으나 기존의 개복 수술이나 복강경 수술에 비해 효과적이라는 근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보건연이 검증한 로봇수술 관련 국내외 연구논문은 총 171편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많은 연구가 이루어진 전립샘암 수술의 경우 로봇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개복 수술 및 복강경 수술을 받은 환자에 비해 입원기간이 짧았고 출혈량도 적었지만 장기 생존율, 재발률, 심각한 부작용 등과 같은 주요 평가 지표에서 로봇수술이 기존 수술법에 비해 뚜렷한 차이가 있다는 근거가 없었다.

즉 로봇수술 후 1년 이상의 장기 추적 관찰을 한 연구가 거의 없었으며 재발률, 사망률 등에 관한 조사결과도 빈약했다. 자궁내막암 및 자궁경부암의 경우에도 이와 비슷했다. 자궁절제술도 전립샘암과 같이 로봇수술이 출혈량은 적었으나 수술시간, 입원일수에는 차이가 있다는 근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신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신장절제술에서 복강경 수술과 비교한 논문은 총 9편이었는데, 이 역시 수술시간, 입원일수, 수혈 요구량, 합병증 발생 등에서 기존의 복강경 수술보다 낫다는 근거를 찾기 어려웠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건강보험 급여 혜택을 받지 못하는 로봇수술은 시술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500만∼1200만 원 선으로 기존의 개복 수술이나 복강경 수술보다 환자의 비용 부담이 약 2∼6배 크다. 특히 암 수술의 경우 건강보험 본인부담률이 5%인 점을 고려하면 환자가 짊어져야 할 비용 부담은 기존 수술법에 비해 훨씬 더 커진다.

다빈치 로봇의 대당 가격은 약 30억∼40억 원, 연간 유지비용은 약 2억∼2억5000만 원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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