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버블시스터즈 “지상파TV 출연,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

[쿠키人터뷰] 버블시스터즈 “지상파TV 출연,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

기사승인 2011-06-20 11:28:01

"[쿠키 연예] 버블시스터즈는 실력파 여성 그룹이다. 맏언니 서승희(38)를 비롯해 강현정(34), 김민진(27), 최아롬(25)이 빚어내는 음색은 강렬하고 힘 있다. 이번엔 좀 다르다. 새 미니앨범 ‘레미시슨스’(reminiscence)에서는 부드러운 음색을 발산한다. 타이틀곡 ‘피아노의 숲’에서는 포근하고 따뜻한 목소리가 돋보인다. 감미롭게 돌아온 버블시스터즈를 지난 8일 서울 상암동 쿠키미디어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동안 ‘내 목소리가 어디까지 나올까’ 싶을 정도로 거칠게 불렀죠. 이번 앨범은 가사가 잘 들리고 따뜻한 느낌이 전달되는 노래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실어 부드럽게 불렀습니다. 듣는 분들이 편안함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김민진)

변신을 꾀한 이유가 있다. 고인 물이 되지 않기 위해서다. “정체돼 있는 그룹이 아니라 변화에 능한 그룹으로 각인되고 싶었다”며 “이번 앨범의 콘셉트는 발라드”라고 설명했다.

“데뷔 초부터 지금까지 R&B 장르의 음악을 해 왔던 터라 ‘R&B 그룹’으로만 분류하는 분들이 계시시더라고요.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장르의 음악도 잘한다는 것을 보여 드리고 싶어요. 발라드를 택한 건 부드러운 색깔을 표현할 수 있는 그룹이라는 걸 알리고 싶습니다. 이번 앨범 이후 다른 장르의 음악으로 파격적 변신을 할 때 변화의 폭을 확연하게 드러내는 효과도 줄 수 있고요. ‘어떤 색깔이든 변신이 가능한 그룹이구나’ 이런 느낌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서승희)

타이틀곡 ‘피아노의 숲’은 첫사랑의 추억을 담은 노래로 화음이 인상적이다. 환상의 호흡을 만들어 내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다. 지난 2003년 데뷔한 버블시스터즈는 2년 후 위기를 맞았다. 원년멤버 영지가 음악에 대한 이견으로 팀을 나갔고 김수연은 오랜 친구이자 배우 겸 가수인 고호경과 함께 대마초를 흡입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활동을 중단했다. 두 사람을 대신해 최아롬과 김민진이 합류했다. 한 번의 아픔을 겪고 일어난 버블시스터즈. 6년 동안 희로애락을 함께 하면서 어느덧 가족이 됐다.

“엄마와 아빠를 대하듯 제 고민을 솔직하게 언니들에게 털어놔요. 인생의 선배로서 힘이 될 수 있는 조언을 많이 해 주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실질적 도움을 주기도 하고요. 아마 가족보다 제 비밀을 더 많이 아실 거예요(웃음). 언니들은 제게 가족 같은 존재랍니다.”(최아롬)

“데뷔 시절부터 함께하지 못했지만 버블시스터즈를 지켜낸 것 같아 기쁩니다. 힘든 상황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서로를 가족처럼 의지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때로는 티격태격하기도 하지만 서로에게 애정이 있어서 그런다는 것을 잘 알기에 금방 화해하죠. 그렇게 미운 정 고운 정 쌓으면서 어느새 가족이 됐어요. 친근한 분위기 때문에 장수 그룹으로 오랜 시간 활동할 수 있었던 것 같고요.”(김민진)



버블시스터즈는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인터뷰 당시 11일과 18일 MBC ‘쇼! 음악중심’ 무대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상파 TV 음악 무대는 무려 4년 만이었다. 앨범 ‘비 스트롱’(Be strong) 이후 드라마 O.S.T나 디지털 싱글로 활동해 온 탓에 음악 무대에 서지 못한 것도 있지만, 아이돌 그룹에 밀려 설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그동안 무대가 정말 그리웠어요. 앨범 나왔는데 왜 얼굴을 못 보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았을 정도로요. 지상파 TV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게 이렇게 어려운 건지 몰랐습니다. 매번 치열하게 경쟁했는데 수포로 돌아가더라고요. 저희도 많이 아쉽고 안타까웠습니다.”(김민지)

“요즘 아이돌 그룹이 인기니까 자주 나올 수밖에 없죠. 저희는 아이돌도 아닌 데다 비주얼을 내세울 수 있는 그룹이 아니라서 더욱 어려웠던 것 같아요. 오랜 만에 서는 무대인만큼 초심을 되새기면서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강현정)

2주에 걸친 ‘쇼! 음악줌심’ 무대에서 버블시스터즈는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풍부한 표현력으로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오랜 시간 무대를 향해 품어 온 목마름이 해소되는 순간이었다.

실력파 가수로 손꼽히니 MBC 서바이벌 프로그램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 무대도 탐나지 않을까.

“‘나가수’는 노래 잘하는 사람들을 보여 주자는 순수한 취지에서 시작한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그동안 인기 외곽 지역에 놓였던 가수가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볼 때면 흐뭇하죠. 만약 우리 팀에 출연 제의가 온다면…. 음…. 두렵지만 열심히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출연 제의는 못 받았지만요(웃음). 얼마 전 인터넷 게시판에 한 누리꾼이 ‘나가수에 버블시스터즈가 나와야 한다’ 글을 남기셨더라고요. 얼굴을 자주 보여 드리지 못해 잊은 줄 알았는데 그 글 보고 정말 큰 힘이 됐어요. 잊지 않고 기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서승희)

버블시스터즈는 ‘뻔’한 그룹보다 ‘펀’(Fun)한 그룹이 되고 싶어 했다. 다양한 노래로 청취자를 웃게 만들고 음악의 즐거움을 알리는 게 목표다.

“뻔한 노래만 부르는 팀은 되기 싫어요. 노래로 우리를 표현하고, 웃음을 만들어 내는 그룹이 되고 싶습니다. 변신을 통해 조금씩 성장해 가는 버블시스터즈가 될게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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