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나체 사진 무단 사용해 전시회 연 간 큰 작가

남의 나체 사진 무단 사용해 전시회 연 간 큰 작가

기사승인 2011-06-30 15:00:01
[쿠키 문화] 한 작가가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여성의 ‘나체’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해 만든 작품을 전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작가는 서울 연건동 한 스튜디오에서 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 ‘New Nude’라는 작품을 전시했다. 이 작품은 불특정 다수 여성의 반나체 사진을 한 데 엮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여기에는 300장이 넘는 사진이 사용됐다.

문제는 작품에 쓰인 사진이 무단으로 사용됐다는 점이다. 사진은 8만 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인터넷 ‘다이어트 카페’에 올라와 있던 사진이다. 카페 회원들은 다이어트에 대한 의지를 다지기 위해 자신의 몸을 직접 찍어 익명으로 이 카페에 올려왔다.

뒤늦게 자신의 사진이 무단 사용된 것을 파악한 회원들은 분노를 나타냈다. 한 회원은 30일 “익게(익명게시판)에 올린 적이 있는데 생각만 해도 싫다”며 “카페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이 카페는 카페차원에서 저작권보호법 위반으로 법적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시회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도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자신도 예술을 하고 있다고 말한 한 네티즌은 “(나도) 개념미술을 했었지만 요즘 저작권에 대해서 예민하고 이를 누구보다 지켜야하기 때문에 더욱 더 철저하게 알아보고 작품을 제작한다”며 “아마 익명으로 올려졌고 본인의 사진이라 당당하게 말할 수 없어서 저작권 운운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고 비판했다.

다른 네티즌은 “예술이라도 남의 사진을 함부로 이용하는 것은 불법 아니냐”며 “내가 봐도 기분이 나쁜데 당사자가 보면 기분이 어떻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작품을 만든 김보라(28·여) 작가는 “조롱하기 위해 만든 작품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는 “누드라는 소재가 어떤 사회학 논문보다 우리 사회를 그대로 보여줄 수 있어서 택하게 됐다”며 “저작권 논란 또한 ‘인터넷에 공개된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는 의미에서 의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대중에게 홍보한 것도 아닌데다 전문갤러리가 아닌 대안 공간에 전시한 것인데 이정도로 논란이 생길 줄은 몰랐다”고 덧붙였다.

김 작가의 작품을 두고 한국저작권위원회 관계자는 “인터넷에 올라와 있더라도 타인의 저작물을 마음대로 사용해도 좋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며 “이런 경우에는 명백한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
진삼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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