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남성 보컬 그룹의 목소리는 여성 보컬 그룹과 전혀 다른 음역의 폭과 색깔을 지닌다. 여성 관객에게는 이색적 매력으로 다가서고 남성 관객에게는 공감대를 형성하며 양쪽 모두의 마음을 휘어잡는다.
지난 2일과 3일 서울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린 남성 3인조 보컬 그룹 포맨(영재, 신용재, 김원주)의 콘서트는 이를 증명했다. 댄스를 주로 하는 걸 그룹도 아닌 남성 보컬 그룹의 콘서트에서 군부대 공연에서나 들릴 법한 남성 관객들의 환호성이 들렸기 때문이다. 오후 6시에 시작한 콘서트의 첫 곡은 이들이 최근 발매한 4집 수록곡 ‘사랑해’였다. 용재, 원주, 영재 순으로 등장한 포맨은 누구 하나 빠지지 않는 하모니를 이뤘다. 이어 부른 ‘Say I love you’에서 마지막 곡 ‘U’까지, 이들은 노래 잘하는 보컬 그룹의 전형을 과시했다.
보컬 그룹의 콘서트는 자칫 지루할 수도 있다는 단점을 지닌다. 잔잔한 노래는 감동을 주지만 한두 시간 연속되다 보면 식상함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포맨은 적절한 타이밍에 이러한 분위기를 상쇄시켰다.
먼저 노래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를 3인조 여성 보컬 베베미뇽의 멤버 벤과 함께 열창한 포맨은 그룹 베베미뇽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베베미뇽은 재치 있는 입담과 뛰어난 가창력으로 포맨의 콘서트를 한층 빛냈다. 실력 있는 보컬 그룹의 콘서트에 게스트로 나서서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데 베베미뇽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또 포맨의 멤버 용재는 2일 공연에서 현장 분위기에 취해 자신의 페이스를 한껏 높여 목소리에 무리를 가했고 관객들은 전율했다. 다음날 콘서트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말 그대로 무리수였지만 공연 시작 전까지 응급치료를 받는 등 컨디션 회복에 중점을 둬 다행히 3일 공연에서도 최상의 목소리를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용재는 콘서트 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힘들었지만 희한하게 목소리가 나왔다. 이유는 모르겠다”며 자신도 모르게 관객들 앞에 서면 열정이 커진다고 털어놨다.
포맨은 콘서트 중간에 특별한 이벤트도 마련했다. 한 여성을 무대에 올려 마치 결혼식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가 하면 미리 신청한 연인의 ‘연인 서약서’ 시간을 마련해 관객들의 커다란 호응을 얻었다. 포맨은 ‘내 여친’을 부르며 이들의 앞날을 축복했으며 공연장을 찾은 수많은 연인들에게도 사랑의 노래를 들려줬다.
이틀의 서울 공연에서 3000여 명이 넘는 관객의 사랑을 받은 포맨은 이후 전국 투어를 통해 더 많은 관객과 만날 예정이며 방송과 다양한 활동을 통해 팬들 앞에 선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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