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성인 각 3명과 아동 3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두 가족과 나머지 1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들은 모두 회색 또는 검정색 후드티를 입고 모자 선글라스 마스크로 얼굴을 완전히 가려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2명은 작은 체구로 미뤄 초등학생 정도로 추정된다. 몇몇이 쇼핑백을 들었을 뿐 대부분 단출한 차림이었다. 경찰이 에워싼 가운데 빠른 걸음으로 별도의 입국심사 없이 출입국심사대를 통과했다.
공항에 대기 중이던 소형 버스를 타고 탈북자 임시수용시설로 이동한 이들은 국가정보원 등 정부 합동신문조사를 받게 된다. 보통 2∼3개월이 걸리는 합동조사에서는 탈북 경위와 인적사항, 북한 내에서의 학력·이력 등을 확인한다.
통일부에 따르면 탈북자 1인당 정착지원금은 주거지원을 포함해 기본 1900만원이 주어지며 최대 24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이들 중 남성 1명은 자신을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을 지낸 동암(東岩) 백남운(白南雲)의 손자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소식통은 “일본 정부가 탈북자 일행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남성 1명이 자신의 할아버지가 백남운이고, 아버지는 조선노동당에서 한국인 납북 업무를 담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백남운은 1948년 4월 남북연석회의에 참가했다가 북한에 잔류, 북한 초대 내각 교육상과 과학원 원장을 거쳐 72년 12월까지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을 역임했다.
이들은 당초 한국으로 향하다 일본 이시카와(石川)현 앞바다로 표류했으며 그동안 나가사키 입국관리센터에서 보호를 받아 왔다. 1명은 일본 측 조사에서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고 탈출을 결심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이들이 북한에 있을 때 탈북한 친척과 휴대전화로 국제 통화를 하고 북·중 국경지대에서 우편물도 주고받은 것으로 일본 당국 조사에서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해군 경비정이 이날 오전 7시54분쯤 동해안 북방한계선(NLL) 이남 강원도 제진 동북방 4.6㎞ 지점에서 북한 주민 2명이 탄 목선을 발견해 인근 해군기지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남성 2명으로 파악됐으며 군인은 아닌 것 같다”며 “정부 합동신문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북한 이탈 경위와 신상 등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