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백화점 관계자는 “공정위에서 국내외 브랜드의 판매수수료를 비교해 마치 백화점이 ‘강자에 약하고 약자에 강하다’는 뉘앙스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며 “불합리한 상황을 시정하려는 진정성이 있다기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수료 인하와 관련해 백화점을 압박하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업체별로 판매수수료가 상이하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 이를 수치상 구구절절 발표하는 건 업계 망신주기로밖에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백화점 관계자는 시장논리를 무시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백화점이 명품 업체의 판매수수료를 올리고 싶지 않아서 안 올리는 게 아니다”며 “결국은 시장논리대로 가는 건데 백화점이 ‘이중잣대’를 들이대는 것처럼 묘사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명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많고 백화점은 이를 최대한 반영하려 하다 보니 명품 업체의 요구를 선진국과 비교해 과도하게 들어주는 측면이 있다”면서 “루이비통 입장에서도 국내 백화점 3사는 전 세계 수많은 판매처 중 하나에 불과한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백화점 업계의 반발을 의식한 듯 공정위 관계자는 “업체별 실태 조사는 백화점의 판매수수료 문제가 불거지기 이전부터 예정돼 있던 것”이라며 “국민들의 관심이 많은 사항이라 조사 결과를 서둘러 발표했다”고 말했다.
백화점 업체들은 이날 공정위에 수수료 인하안을 다시 제출함에 따라 공정위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백화점 업체들은 지난달 30일 정부의 ‘판매수수료 3∼7% 포인트 인하’ 방침에 맞춰 연매출액 10억∼50억원 이하 중소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수수료를 3∼7% 포인트 내리는 방안을 공정위에 제출했었다. 당시 인하안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백화점 영업이익의 1%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 5일 백화점 3사 대표를 다시 불러 실행력 있는 인하안을 내놓을 것을 재차 요구한 바 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 부분에 대해선 공정위와 백화점 쪽이 서로 양보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며 “인하 혜택을 받는 중소업체 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수정안을 제출했기 때문에 이달 안에 정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