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수산식품부는 31일 경북 포항의 한우농장 한우 1마리가 구제역 의심증상을 보여 농장주가 포항시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사육 중인 한우 14마리 가운데 1마리가 이날 오전부터 침을 흘리며 사료를 먹지 않는 것으로 관찰됐다. 구제역은 지난 4월 20일 경북 영천의 돼지농장을 마지막으로 발병하지 않았다. 그동안 12건 의심신고가 있었지만 모두 음성으로 판명됐다.
의심신고를 한 농장 주인은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중국 베이징 등을 여행했고, 입국 시 공항에서 소독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도와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는 정밀검사에 들어갔다. 검사 결과는 1일 오전에 나올 예정이다.
검사 결과 구제역으로 확인될 경우 국내에서 백신접종 중인 유형이면 해당 농장의 감염 가축만 살처분한다. 이미 전국적으로 백신을 접종해 소는 항체형성률이 90%, 돼지는 70%를 넘어 광범위한 전염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A, O, C, 아시아1, SAT 1·2·3 등 크게 7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국내에서 접종한 백신은 A, O, 아시아1 등 3가지 유형을 방어할 수 있는 혼합형이다. 나머지 4가지 유형은 주로 아프리카에서 발생하고 있다.
만약 백신을 접종한 구제역 바이러스 외에 새로운 유형의 바이러스라면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4월까지 전국을 휩쓸었던 ‘구제역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 정부는 발생 확인 시점부터 48시간 동안 전국에 일시적인 이동제한(Standstill)을 발령한다. 해당 농장 및 반경 500m 내 모든 소, 돼지 등 우제류 가축을 살처분한다. 또 발생 농장 반경 10㎞까지 방역대를 설정하는 이동제한 조치를 취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백신으로 구제역을 억누르고 있지만 겨울철을 앞두고 구제역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새로운 유형의 구제역일 경우 초기부터 강력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