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로 위에 일반인이 있어 잠시 지체 서행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압구정역에서 다음 역인 옥수역을 가려면 동호대교와 나란히 있는 동호철교를 건너야 한다. 기온이 갑작스럽게 떨어진 상황에서 밤늦게 겁도 없이 철교 위를 걸어가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당황스럽기는 3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관련 사항을 문의했을 때 담당자는 “관제소에서 확인한 결과 아무 것도 없었다. 관제소에서는 CCTV와 센서 등으로 터널 상황을 모두 확인할 수 있는데 사람이 있었다면 반드시 발견했을 것”이라며 기관사가 잘못 봤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철교 위 미스터리는 하루 만에 밝혀졌다.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기관사는 압구정역에서 630여m 떨어진 동호철교 위에서 한 남성을 발견했고 서행을 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다행히 기관사가 조치를 잘 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남성이 무슨 이유로 어떻게 철로에 들어갔는지는 끝까지 밝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남성은 압구정역 승강장에 진입한 뒤 유유히 사라졌기 때문이다.
여기서 의문은 이 남성이 어떻게 터널로 들어갔느냐는 것이다. 터널에서 역으로 들어오는 것은 누구나 가능하지만 역에서 터널로 진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서울메트로 측은 “터널로 진입하는 방법은 승강장 스크린도어와 승강장 양쪽 끝 부분에 있는 통로 뿐”이라며 “하지만 센서가 있고 비밀번호도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누군가 그곳으로 들어가려 했다면 감지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메트로 측은 안전팀이 확인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만 하고 있을 뿐이다. 역사에서 철로를 진입한 것 보다 동호대교에서 철교 쪽으로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동호대교에서 철교까지 거리가 1m 정도 된다”면서 “바로 아래가 한강인데 왜 위험을 무릅쓰면서 무모한 행동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의문점을 드러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