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니 “영감님이 베컴 때렸어요”…퍼거슨 감독, 라커룸 축구화 폭행 시인

루니 “영감님이 베컴 때렸어요”…퍼거슨 감독, 라커룸 축구화 폭행 시인

기사승인 2011-12-21 15:40:01


[쿠키 스포츠] 박지성(30)의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25년간 지휘한 ‘명장’ 알렉스 퍼거슨(70) 감독이 베테랑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36·LA갤럭시)과의 ‘라커룸 축구화 폭행 사건’을 8년 만에 에둘러 시인했다.

21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퍼거슨 감독은 최근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촬영된 맨유TV의 크리스마스 특집 퀴즈쇼에서 간판 공격수 웨인 루니(26)와 미드필더 라이언 긱스(38), 수비수 조니 에반스(23) 등과 함께 출연했다.

퀴즈쇼는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대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그라운드에서 볼 수 없는 오락적 요소로 맨유 팬들에게 재미를 선사했다. 특히 퍼거슨 감독은 8년이나 함구해온 ‘라커룸 축구화 폭행 사건’을 인정해 주목을 끌었다.

이 사건은 퍼거슨 감독이 2003년 라커룸에서 베컴에게 화를 내다 분에 못 이겨 발로 찬 축구화를 베컴의 얼굴에 맞춰 상처를 입힌 해프닝으로 두 사람의 갈등으로 이어졌다. 1993년 유소년 팀을 시작으로 10년간 맨유 유니폼을 입은 프렌차이즈 스타 베컴은 이 사건을 계기로 2003년 6월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퍼거슨 감독은 이후 반복되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좀처럼 입을 열지 않고 8년간 궁금증만 키웠으나 자신의 슬하에서 현 세대 최고의 축구스타 중 하나로 성장한 루니가 퀴즈쇼에서 사건의 전말을 공개한 탓에 더 이상 부정할 수 없었다.

동료 선수들에게 몸동작으로 문제를 출제하던 루니는 진행자가 보여준 제시어 ‘슈팅 라이크 베컴(Bend it like Beckham·2002년 영화)’을 확인한 뒤 잠시 머뭇거리더니 등번호 7번과 헤어스타일로 베컴을 묘사하고 손가락으로 퍼거슨 감독을 가리켰다. 이어 축구화를 발로 차 얼굴에 맞추는 동작과 얼굴을 다쳐 피를 닦는 동작을 하자 긱스와 에반스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정답을 말했다.

선수들의 어색한 미소와 진행자의 폭소가 뒤엉킨 촬영장은 웃음바다로 돌변했다.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짓던 퍼거슨 감독도 어쩔 수 없다는 듯 함께 웃으며 사건의 전말을 암묵적으로 인정했다. 퍼거슨 감독은 루니에게 “대가를 치를 것(That will cost you)”이라고 농담 섞인 경고를 했지만 선수들은 개의치 않고 퀴즈를 이어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 트위터@kcopd

☞맨유TV 퀴즈쇼 동영상 보기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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