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정부청사서 1km…야산 속에서 숨겨진 개들의 울부짖음 소리가…

과천정부청사서 1km…야산 속에서 숨겨진 개들의 울부짖음 소리가…

기사승인 2011-12-24 12:43:00

[쿠키 사회] 동물보호단체 동물사랑실천협회(동사실)가 최근 야산에 숨겨져 몰래 도살돼 온 것으로 의심되는 개들을 강제 구출했다고 전했다.

동사실은 지난 11월말쯤 경기도 과천의 한 야산에서 극도로 열악한 환경에 방치된 개들이 있다는 회원의 제보를 접수, 환경 조사를 거친 후 개 5마리를 구출해 협회 보호소에서 보호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동사실에 따르면 현장의 개들은 매우 불결한 환경과 열악한 시설에 놓여진 채 생활하고 있었다. 개들은 온 몸이 오물과 쓰레기로 뒤덮인 채 살고 있었고, 밥도 제대로 주어지지 않았다.

나무토막들이 엉성하게 올려진 채 고정된 철장 안에서 생활하던 개들은 편하게 누울 수도 없었고 아래에는 배설물이 발이 푹푹 빠질 정도로 쌓여 있었다. 개들이 나무 위에서 내려와 걸으면 배설물을 몸에 묻혀가며 움직여야 했다.

동사실측은 열악한 환경뿐만 아니라 개들을 몰래 ‘도살’한 것으로도 보고 있다.

현장에 소주병들과 함께 요리를 할 때 쓰는 각종 도구들, 솥, 빈 목줄 등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또 개들과 함께 닭 7마리도 있었다. 동사실은 총 9마리의 개가 있었으나 4마리는 도망갔고 5마리만을 구출했다.

동사실 박소연 대표는 “제보 직후 현장을 방문해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을 만났지만 주인이 아닌 척 했다”며 “개선의 의지가 느껴지지 않아 법적인 부담을 지울 수 밖에 없음에도 새벽에 몰래 가서 구출에 나섰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장소 자체도 외부에선 매우 찾기 힘든 곳이고, 판자들을 겹쳐 세워놓는 방법으로 개들의 모습을 은폐하고 있었다”며 “공교롭게도 거리 상으로는 과천정부청사와 1km도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과천시장실과 시의원실에 감독과 시정을 정식으로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동물보호법 상으로는 단순히 열악한 환경과 시설만으로는 처벌할 수 없지만 몰래 도살한 사실이 입증되면 처벌된다.

동사실은 구출 과정을 담은 사진과 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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