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에서 한나라당 대표를 지낸 이는 박희태 현 국회의장, 안상수·홍준표 전 대표로 3명이다. 여기에 고 의원이 직접 “홍준표 전 대표가 당선된 7·4 전당대회 때의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기 때문에 결국 박희태 의장과 안상수 전 대표 중에 1명이란 얘기가 된다. 그런데 2명 모두 “난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 의원의 폭로 자체가 거짓이 아닌 이상 2명 중 1명이 시치미를 떼고 있는 셈이다.
18대 국회가 시작된 2008년에 치러진 7·3 전당대회에선 박 의장이 정몽준 후보를 꺾고 대표로 당선됐다.
당시 박 후보는 친이계(친이명박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안 대표는 2010년에 있었던 7·14 전당대회에서 당선됐다. ‘강성’ 친이계인 안 후보는 비주류 홍준표 대표와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김기춘 선거관리위원장이 출마자들에게 불법 선거운동에 대해 엄중경고 방침을 밝힐 정도였다.
이때 안 후보는 단 2.2%포인트의 득표율 차이로 당 대표직에 올랐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박 의장보다는 안 전 대표가 아니겠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압도적으로 승리한 박 의장보다는 치열한 선거전을 치러야 했던 안 전 대표가 위법수단을 동원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이에 안 전 대표는 돈 봉투를 돌린 적이 없다며 “고 의원은 내가 당 대표일 때 국제위원장으로 중용했던 사람으로 사이가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돈 봉투를 돌려보낸 후 해당 대표가 자신을 줄곧 싸늘하게 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의장 역시 “나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국회의장실 관계자가 전했다.
트위터 등 인터넷에서는 비난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무조건 자기만 아니라고 하는 모습은 결국 국민들을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트위터 아이디 @manc******는 “3자(고승덕, 박희태, 안상수) 대면을 시켜라”고 말하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