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지난해 7월 초연됐던 뮤지컬 ‘모비딕’이 더욱 강해져 돌아왔다.
‘모비딕’은 20일 오후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프레스콜을 갖고 베일을 벗었다. 허먼 멜빌의 동명 소설 ‘모비딕’(Moby Dick)을 원작으로 하며 7명의 배우가 무대 위에서 연기, 노래는 물론 연주까지 모두 담당하는 신개념 뮤지컬이다. 이번에 공연되는 ‘모비딕’은 초연된 이후 7개월간의 수정 보완 과정을 거쳐 업그레이드 됐다.
‘모비딕’은 국내 최초 액터 뮤지션 뮤지컬이다. 배우들이 연기와 노래는 물론 연주까지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액터 뮤지션 뮤지컬 형태에 모비딕을 접목시킨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연출을 맡은 조용신 감독은 “캐릭터와 악기의 매칭을 시도했다. 서양 악기의 외관을 고려했을 때 바다에 있는 고래가 떠올랐고 ‘모비딕’을 택하게 됐다. 배 안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운명공동체가 된다. ‘모비딕’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사회가 현대사회에서 결핍된 무언가를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하모니를 이루는 악기연주와 호흡을 통해 통합된 가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접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선보이는 ‘모비딕’은 소극장에서 중극장으로 무대를 옮기며 새로운 세트 디자인은 물론, 더욱 강해진 드라마 전개와 풍성한 음악으로 탄탄해졌다. 3개의 신곡이 추가됐으며 내용 면에서 이스마엘과 큌퀘그의 우정이 강화됐고 에이헙 선장과 스타벅 항해사의 갈등이 더욱 구체적으로 묘사된다. 기존에 110분간 인터미션 없이 진행됐던 공연은 인터미션을 포함해 2시간 20분으로 늘어났다.
공동연출을 맡은 이소영 감독은 “지난 공연 보다 연기적인 부분에 힘을 줬다. 기본적인 연기패턴의 변화가 아니라 연주 부분에서의 감성을 끌어올 수 있는 것들을 보완했다”며 “특히 연주 자체가 연기가 될 수 있도록 시각적인 것에 주안점을 뒀다”고 밝혔다.
실제 ‘모비딕’에서는 개별 악기의 외관과 음색을 고려해 소설 속 캐릭터들과의 매치 작업이 이뤄졌다. 흰 고래의 모비딕은 콘트라베이스, 작살 잡이 퀴퀘그는 바이올린, 외다리 에이헙은 첼로, 선원이자 해설자 이스마엘은 손이 자유로운 피아노로 설정됐다. 또 경험 많고 낙천적인 항해사 스텁은 모비딕 역할을 겸하며 콘트라베이스로 시각적, 청각적 중심을 잡고 있다.
배우가 직접 악기연주까지 한다는 점에서 새롭고, 마치 공연장에 온 듯한 느낌을 주지만 노래, 연기, 연주를 다 하려다 보니 집중도가 떨어지고 매끄럽지 못한 면이 눈에 띈다. 또 노래의 대사전달 부분이 약해 아쉬움을 남긴다.
‘모비딕’은 청년 이스마엘이 고래잡이 선원이 되기 위해 바다로 나서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지난 공연에 함께했던 신지호, KoN, 황건, 이승현, 유성재, 유승철, 조성현, 이지영 등과 함께 새로운 캐스트인 윤한, 지현우, 황정규, 차여울이 함께한다. 오는 3월 20일부터 4월 29일까지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