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국제]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나온 것처럼 정보를 제공하는 구글의 증강현실 안경 ‘프로젝트 글래스’가 공개된 직후 활용 가능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새로운 혁명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사용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구글은 지난 4일 자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구글플러스의 ‘프로젝트 글래스’ 웹페이지에 스마트 안경의 디자인과 실생활 사용 사례 등이 담긴 동영상을 올렸다.
동영상을 보면 사용자는 프로젝트 글래스 위 쪽에 달린 작은 투명 스크린을 통해 시간과 온도는 물론 위치정보, 음악 감상, 인터넷 검색 등 다양한 기능을 선택할 수 있는 14개의 메뉴를 볼 수 있다. 이 남성은 외출 전 안경으로 친구와 전화 통화를 하며 약속을 잡거나 창밖 하늘을 보며 날씨를 확인한다. 경로 검색, 메시지 작성, 콘서트 예매도 말로 한다.
그러자 아이디 enyay라는 네티즌은 “구글의 새로운 상업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글래스와 관련해 동영상을 만들었다”면서 “그것들이 마냥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설명과 함께 26초짜리 패러디 영상물을 올렸다.
‘구글 글래스 : 다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4일 유튜브에 올라온 이 영상은 현재까지 57만 여명이 봤다.
구글이 공개한 동영상과 동일하게 한 남성이 거리를 걷던 중 친구의 전화를 받는다.
친구가 “오늘 만날래?(Wanna meet up today?)”라고 묻자 이 남성은 “아니… 뭐 이런 녀석이 다 있어(No. not this arsehole)”라고 혼잣말을 내뱉는다. 순간 화면에는 ‘전송(sent)' 메시지가 뜬다. 당황한 남성은 “안 돼. 기다려”라는 탄성을 내뱉은 뒤 전봇대에 부딪힌다.
이어 남성은 화면에 뜬 카펫 할인 광고를 보다가 지나가는 사람과 부딪혀 넘어질 뻔 한다. 마지막으로 이 남성은 개인의 일상사와 관심사를 총체적으로 기록하는 라이프로그를 요청한다는 경찰 메시지를 받은 뒤 돌부리에 걸려 중심을 잃으면서 영상은 끝이 난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도 자신의 의견을 올리고 있다.
“다칠 수 있다는 게 진짜일 것 같다”, “아무리 유용해도 정신 없고 위험해 보인다”고 우려 섞인 의견과 함께 “아래에 시선을 두고 아이패드를 보며 걷는 것은 확실히 위험하다. 적어도 프로젝트 글래스는 당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알고 있을 것”이라며 옹호의 글도 올라왔다.
이와 함께 실용성을 둘러싼 설전도 벌어졌다. IT전문지 PC 월드의 전문 필진인 하워드 발드윈과 에드 오스왈드는 각각 긍정과 부정의 입장에서 주장을 펼쳤다.
발드윈은 프로젝트 글래스를 ‘핸즈프리 컴퓨팅’이라고 정의한 뒤 “운전 중 경찰의 눈치를 보지 않고도 편리하게 정보를 얻거나 전화 통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이팟처럼 패션 액세서리 효과도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장애인에게 큰 도움을 주고 지식, 제조, 서비스 산업에도 큰 혁명을 초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오스왈드는 “거추장스럽지 않게 하려 한 기획 의도는 이해하지만 내구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어 “사용자를 산만하게 하고 시선을 빼앗겨 무언가를 놓치는 경우가 발생할 것이다. 운전 중 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미 안경을 착용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고 배터리 성능과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고민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