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기관 고장으로 승객들이 1시간 동안 기다리다가 열차를 갈아타는 소동이 빚어졌다.
승객들 가운데는 입사시험을 치르기 위해 상경하던 수험생 100여명도 타고 있어 이들을 정해진 시간 내 시험장까지 실어 나르기 위해 때 아닌 경찰의 입체작전까지 펼쳐졌다.
20일 철도공사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부산을 떠나 서울로 가던 KTX 102 열차가 오전 6시 13분쯤 경북 김천시 남면 옥산리 김천구미역에서 기관 고장으로 멈춰섰다.
이 열차는 오전 6시11분 김천구미역에 도착해 2분 뒤인 13분에 출발하려 했지만 기관고장으로 시동이 꺼진 뒤 다시 걸리지 않았다.
이 사고로 객실 내 불이 꺼지면서 승객 560여명이 불안 속에 1시간여 동안 기다린 후 충남 천안에서 대기하다 긴급 투입된 열차로 갈아타는 불편을 겪었다.
특히 승객들 가운데 이날 오전 서울지역 언론사와 금융기관 등에 입사시험을 치르기 위해 상경하던 수험생 100여명이 타고 있어 수송에 비상이 걸렸다.
철도공사 측은 수험생들의 시험장소와 입실시간 등을 파악한 뒤 오전 8시43분 영등포역에 열차를 비상 정차시킨 뒤 20여명의 수험생들을 대기하고 있던 9대의 경찰순찰차를 이용해 고사장까지 태워줬다.
나머지 수험생 80여명은 오전 8시52분쯤 서울역에 도착, 경찰이 제공한 순찰차와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수험장까지 이동해 시험을 치렀다. 하지만 일부 수험생들은 철도공사 측에 정신적인 피해보상을 위해 집단소송을 제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공사 측은 “KTX 열차가 김천구미역에 도착한 뒤 갑자기 기관이 정지돼 재시동을 걸었으나 걸리지 않아 승객들을 환승시켰으며 문제의 열차를 고양차량기지에 입고시킨 뒤 전문가들이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장철’ KTX의 말썽은 올 들어서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던 KTX 열차가 정상속도가 나지 않아 동대구역에 비상 정차했고 승객 550여명은 30분을 기다려 다른 열차로 갈아타는 불편을 겪었다.
4일에도 서울서 마산으로 가던 KTX 열차가 김천구미역에서 멈춰 승객들이 1시간 동안 기다렸다 환승하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김천=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