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등상인 심사위원대상은 ‘리얼리티’를 연출한 이탈리아 마테오 가로네 감독에게 돌아갔고, 감독상은 ‘포스트 테네브라스 룩스’를 선보인 멕시코 카를로스 레이가다스 감독이 받았다. 남우주연상은 덴마크 토마스 빈터버그 감독의 ‘헌트’에서 열연한 매즈 미켈슨이 받았고, 여우주연상은 루마니아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의 ‘비욘드 더 힐스’에서 함께 나온 크리스티나 플루투르와 코스미나 스트라탄이 공동 수상했다.
심사위원상은 영국 켄 로치 감독의 ‘에인절스 셰어’가 수상했고, 각본상은 ‘비욘드 더 힐스’의 대본을 쓰고 감독한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에게 돌아갔다. 신인감독상 격인 황금카메라상은 미국 벤 차이틀린 감독의 ‘비스트스 오브 더 서던 와일드’가 수상했다.
한국영화는 경쟁 부문에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과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가 동시에 진출해 기대를 모았으나 아쉬움을 남겼다. 임 감독은 칸 영화제에 두 번째, 홍 감독은 여덟 번째 초청을 받아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으나 칸은 끝내 두 감독을 외면했다.
비경쟁 부문 감독주간 초청작인 연상호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도 황금카메라상이 유력한 것으로 평가됐으나 수상에는 실패했다. 감독주간에 초청된 허진호 감독의 중국영화 ‘위험한 관계’도 수상을 하지 못했다. 비평가주간 중단편 경쟁 부문에 진출했던 신수원 감독의 ‘써클라인’이 우리나라 영화 5편 가운데 유일하게 카날플러스상을 받아 체면을 살렸다.
유럽 영화가 상을 휩쓴 이번 칸 영화제는 정치·사회적 이슈보다는 인간의 존엄성과 삶의 일상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낸 작품에 후한 점수가 주어졌다. 아울러 경쟁 부문에 진출한 22편 가운데 황금종려상의 하네케 감독 등 70세 이상 감독의 작품 5개가 수상작으로 선정돼 노장 감독들의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두 상수’의 한국영화는 독특한 시각으로 한국적 정서와 사회상 등을 유럽 관람객들에게 전달하려 했으나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두 편이 경쟁 부문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한국영화의 위상을 과시했다는 평가다.
수상 불발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임 감독은 “‘돈의 맛’은 한국 사람만 이해할 수 있는 ‘로컬(local)’한 작품이기 때문에 외국인들은 아무래도 우리와 느끼는 것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영화 속 뉘앙스와 메시지를 외국 관객들이 제대로 수용하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그는 “상은 받지 못했지만 위축되지 않고 내 방식대로 또 다른 작업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칸(프랑스)=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