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사랑은 거부할 수 없는 이끌림이다”
사랑은 행복하고 아름답지만 늘 그런 것은 아니다. 변질된 사랑은 집착과 복수를 낳고 이는 고통으로 이어진다. 영화 ‘폭풍의 언덕’(감독 안드레아 아놀드)은 사랑의 열정과 고통, 황홀과 비극이 담긴 불멸의 로맨스를 그린다.
영국 요크셔 지방에 위치한 외딴 저택 워더링 하이츠. 비극적 결말을 암시하듯 황량한 들판 위엔 거센 바람과 뿌연 안개뿐이다. 주인 언쇼는 폭풍이 몰아치는 어느 날 밤 고아 소년 히스클리프를 데려오고 그는 저택 주인의 딸 캐시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캐시의 오빠 힌들리는 아빠의 사랑을 받는 히스클리프가 눈엣가시다. 아빠가 돌아가신 뒤 히스클리프를 학대하기 시작하고 히스클리프를 사랑하는 캐시는 근처 저택의 아들인 에드가와 혼인을 약속한다. 이에 히스클리프는 말없이 워더링 하이츠를 떠나고 몇 년 뒤 부자가 돼 돌아와 자신에게 상처 준 이들에게 복수를 결심한다.
히스클리프와 캐시는 떨어져 있는 사이 서로를 몹시 그리워한다. 다시 볼 수 있기를 꿈꾸지만 정작 다시 만난 이들은 서로 으르렁거리기에 바쁘다. 너무 사랑하기에 그 마음이 증오로, 보고 싶었던 만큼의 그리움이 미움으로 변해버린 사랑의 여러 모습을 보여준다. 또 이를 통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원조 나쁜 남자이자 어둠의 대명사인 히스클리프는 제임스 호손이 연기했다. 그는 히스클리프 역을 맡은 첫 흑인 배우로 요크셔 현지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됐으며 이 작품이 데뷔작이다. 캐시 역의 카야 스코델라리오는 영국 드라마 ‘스킨스’로 얼굴을 알렸으며 국내 패션브랜드의 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다. 비극의 씨앗을 낳는 오만하고 정열적인 여자 캐시를 맡아 사랑의 애틋함과 행복, 그리움, 증오 등 다양한 감정을 풍부하게 표현해냈다.
‘폭풍의 언덕’은 셰익스피어의 ‘리어왕’, 멜빌의 ‘백경’과 더불어 영문학의 3대 비극이다. 또 ‘제인에어’ ‘오만과 편견’과 더불어 대표적인 로맨스 소설로 꼽히며 이미 7차례나 영화화됐던 세계문학의 고전이다.
이번 작품은 지난해 베니스 영화제에서 공개돼 촬영상을 수상했으며 토론토영화제와 선댄스영화제, 로테르담영화제 등 세계 유명 영화제에서 상영돼 호평받았다. 오는 28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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