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주요 보직 TK·고려대 출신 편중 심각

검찰, 주요 보직 TK·고려대 출신 편중 심각

기사승인 2012-07-16 05:40:01
[쿠키 사회] 민주통합당이 현 정부 들어 줄곧 편중논란을 빚은 검찰 인사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검찰인사위원회가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의 인사권을 견제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검찰청법을 개정키로 했다.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15일 “법사위 소속 의원들이 최근 모여 19대 국회에서 추진할 검찰개혁 입법계획을 논의했다”며 “검찰인사위원회가 검찰인사를 실질적으로 심의할 수 있도록 회의록을 공개하고, 검사의 사건평가와 관련해 무죄사건이나 사회적 이목을 끈 사건 등을 반드시 심의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검찰 인사가 TK·고려대 등 특정지역과 대학에 편중되면서 검찰수사의 중립성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현 정부 출범 후 김경한·권재진 법무장관이 같은 고향(TK) 출신 검사들을, 한상대 검찰총장은 고려대 후배들을 중용해 조직 내 반발을 샀다. 김 전 장관이 결재한 2008년 검찰 인사에서 검사장 승진자 10명 가운데 TK 출신이 3명이었고, 검사장 이상 간부 52명 가운데는 10명에 달했다. 야당이 대법관 부적격자로 지목한 김병화 후보자는 경북고 선배인 김 장관이 검사장으로 승진시켰고, 권 장관이 검찰 몫 대법관 후보로 추천했다.

한상대 검찰총장은 지난해 8월 인사에서 고려대 출신들을 주요보직에 대거 포진시켰다. 현재 고검장급 9명 가운데 노환균(연수원 14기) 법무연수원장, 길태기(15기) 법무차관, 최교일(15기) 서울중앙지검장 등 3명이 고려대 출신이다. 대검찰청은 특수·공안수사의 핵심라인인 이금로(20기) 수사기획관과 이진한(21기) 공안기획관이 고대 출신이다. 최초의 여성 대검대변인도 이 학교 출신 박계현(22기) 검사를 발탁했다.

서울중앙지검도 한 총장의 친정체제가 구축됐다. 최 지검장을 비롯해 백방준 형사1부장, 이상호 공안1부장, 이중희 특수1부장 등 1, 2, 3차장 산하의 선임부장에 모두 고려대 출신을 앉혔다. 형사부의 경우 8명의 부장검사 중 5명이 고대 출신이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현 정부 들어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이 자신과 가까운 학연·지연 위주로 인사를 하면서 윗분들의 의중이 수사에도 반영돼 왜곡되는 일이 잦아졌고, 국민 불신까지 쌓이면서 검찰조직도 엉망이 됐다”며 “아마 정권이 바뀌면 현재 능력과 관계없이 발탁된 검사들은 한직으로 밀려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검찰은 인사권을 매개로 정치권력과 유착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며 “정치권력의 이해관계에 복무한 검사는 영전으로 보상받고 이러한 관계는 상명하복의 구조 속에서 더욱 공고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검장 출신의 한 법조인은 “내가 경험해 보니 검찰이 정치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수사에 전념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인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이지영 기자
jjkim@kmib.co.kr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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