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을 들고 TV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를 거쳐 돌아온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의 지지율이 대폭 상승했다. 또다시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이 대선 경선전에 돌입한 여야 정치권을 강타하는 형국이다.
국민일보가 여론조사기관 글로벌리서치(구 GH코리아)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안 원장은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49.9%를 얻어 박 전 위원장(42.5%)을 7.4% 포인트차로 앞선 것으로 25일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양자대결에서 박 전 위원장을 제쳤던 안 원장은 이후 출마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줄곧 열세를 보이다 10개월 만에 다시 박 전 위원장을 앞섰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을 포함한 3자 대결에선 박 전 위원장 41.1%, 문 고문 13.5%, 안 원장 39.6%였다. 안 원장은 3자 대결에서도 박 전 위원장과 불과 1.5% 포인트 차이로 접전을 벌여 야권의 대선 후보 단일화가 없어도 본선에서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 전 위원장과 문 고문의 양자 대결에선 박 전 위원장이 54.1%의 지지율로 40.0%를 얻은 문 고문을 눌렀다.
후보별 단순 지지도 조사에서는 박 전 위원장 40.9%, 안 원장 36.3%, 문 고문 11.3%, 민주통합당 김두관 전 경남지사 1.8%, 같은 당 손학규 상임고문 1.6%, 새누리당 김문수 경기지사 1.3% 순이었다. 안 원장이 단순 지지도에서도 오차범위에서 박 전 위원장을 추격한 것이다.
안 원장 지지율이 이처럼 급상승한 데는 대담집 출판과 지상파 TV 출연으로 대중과의 접촉을 넓힌 점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종의 ‘이벤트 효과’로 부동층을 대거 흡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선 이슈로 부상한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대기업을 위축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이 59.9%로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이 심각한 상태이므로 재벌개혁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답변(35.8%)보다 월등히 높았다.
박 전 위원장의 “5·16은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란 발언에 대해선 49.5%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해 “동의한다”(45.0%)보다 많았다.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비리 문제는 “2007년 대선 자금까지 수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73.2%나 됐다.
이번 조사는 24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와 휴대전화 임의걸기(RDD)를 활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46% 포인트, 응답률은 19.4%였다. 오차 보정은 추출된 표본을 지역구와 성별, 연령별 인구비례 할당을 통해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법으로 이뤄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