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만화가 강풀의 웹툰은 영화계의 러브콜을 유난히도 많이 받는다. 실제 그의 작품 중 ‘아파트’ ‘바보’ ‘순정만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등은 스크린으로 옮겨져 재탄생 됐고 ‘이웃사람과’과 ‘26년’까지 곧 영화로 만날 수 있다.
이토록 충무로가 강풀을 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수의 영화 관계자는 “특유의 스토리라인과 탄탄한 구성이 영화로 구현하기에 안성맞춤이고 이야기가 이미 네티즌에게 검증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강풀 역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인터넷 만화로 인기를 얻었기에 제작사 측에서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만화지만 그림보다 스토리에 중점을 둔 것도 한 가지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영화화된 작품의 대부분은 흥행에서 쓴 눈물을 삼켜야 했다. 고소영과 강성진이 주연을 맡은 ‘아파트’(64만)와 차태현‧하지원‧박희순이 출연한 ‘바보’(97만), 유지태‧채정안‧이연희 등이 등장한 ‘순정만화’(73만) 등 스타급 배우가 전면에 나섰음에도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강풀 원안의 ‘통증’ 역시 권상우와 정려원이 주연으로 나섰고 곽경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지만 70만 관객 동원에 그쳤다.
유일하게 노년기의 사랑을 그린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입소문을 타며 장기흥행에 성공, 160만 이상을 동원하며 어깨에 힘을 실어줬다.
온라인 웹툰과 달리 영화들은 좋지 못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그의 작품은 끊임없이 영화화되며 대중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12년 하반기에 공개될 ‘이웃사람’과 ‘26년’도 개봉 전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26년’은 1980년 5월에 벌어진 광주 비극과 관련된 사람들이 26년 후 학살의 주범인 ‘그 사람’을 단죄하기 위해 벌이는 극비 프로젝트를 그린다. ‘보이지 않는’ 이유로 수차례 제작이 무산되며 우여곡절 끝에 영화로 제작되는 작품이다.
오는 23일에 개봉하는 ‘이웃사람’은 같은 맨션에 살고 있는 연쇄살인마와 살해당한 소녀, 범인으로 의심받는 인물과 이웃사람들 간에 일어나는 사건을 담는 스릴러 영화다.
강풀은 “‘이웃사람’은 그동안 그린 웹툰 중 가장 아끼고 좋아하는 작품이다. 이 웹툰을 그리면서 소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소리를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어 아쉬웠다. 음향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영화로 완성됐을 때 어떨지 정말 기대된다”고 밝혔다.
2012년 하반기에 개봉하는 두 영화가 작품성은 물론이고 흥행에서도 단맛을 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