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지난 2009년 10월에 방영된 SBS ‘미남이시네요’는 주연배우인 장근석과 박신혜, 정용화 등을 단숨에 한류스타로 발돋움하게 해준 드라마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남자 아이돌 그룹에 친오빠를 대신해 남장을 한 채 합류하게 된 여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린 내용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주인공들의 성장과 로맨스를 다루며 소녀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국내뿐 아니라 일본에서 방송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는데, 까칠하고 예민한 성격의 그룹의 리더 황태경 역을 맡은 장근석은 이 드라마로 단숨에 한류의 선봉에 서게 됐고, 멋진 남장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던 박신혜 또한 한류 열풍에 합류했다. 여기에 고미녀를 남몰래 도와주다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강신우 역을 맡은 씨엔블루 정용화의 인기 또한 치솟았다.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미남이시네요’가 흥겨운 뮤지컬로 재탄생됐다. 지난 7일 첫 막을 올린 ‘미남이시네요’는 16부작으로 방영된 드라마의 내용을 압축해 꾸몄다. 4인조 그룹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만큼 화려한 댄스와 가창력으로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국내에서만 3만장 이상이 판매됐던 ‘미남이시네요’ OST 중 ‘말도 없이’ ‘여전히’ ‘가슴이 욕해’ ‘어떡하죠’ 등이 뮤지컬 넘버로 새롭게 편곡됐고, ‘코리안드림’과 ‘샤랄랄라’ ‘난 행복해’ 등 뮤지컬을 위해 새로 선보인 곡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수녀를 꿈꾸던 고미녀(박신혜)가 쌍꺼풀 수술 부작용으로 미국에 재수술을 받으러 간 쌍둥이 오빠 고미남을 대신해 아이돌 그룹 A.N.JELL(에이엔젤)의 구성원으로 들어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는 내용은 원작과 같다.
강신우 역을 맡은 뮤지컬배우 김동혁은 8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사랑을 받았던 ‘미남이시네요’의 뮤지컬에 참여하게 돼 영광”이라며 “우리 작품의 장점은 뮤지컬에서 한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K팝을 접목시켰다는 것이다. 댄서에게 춤도 배우고 K팝을 배우면서 땀도 많이 흘렸다. 흘린 땀이 헛되지 않길 바란다. 더운 날씨에 시원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며 가볍게 즐기면서 봐주시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고미남, 고미녀 역을 맡은 박지연 “첫 공연을 어제 했는데 많이 즐겁게 봐주셨다. 한달이 빨리 지나갈 것 같다”라며 “흥미 있게 즐겁게 작업을 했다. 기존의 곡들과 새로운 곡들이 어우러져 쇼 적인 요소가 많다. 앙상블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드라마를 각색한 여느 뮤지컬들이 그러했듯, ‘미남이시네요’는 16부작의 드라마를 140분으로 축약했다. 때문에 줄거리를 전하는 데에도 벅차, 빠른 스토리 전개가 이뤄진다. 황태경 역의 이창희는 “우리는 드라마 16부작을 2시간으로 만들기 위해서 배우 감정선들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뮤지컬로 각색하는 과정에서 드라마가 가지고 있던 특유의 매력과 섬세한 감정 선들이 사라지는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대신 뛰어난 가창력을 지닌 뮤지컬 배우들의 공연 장면은 실제 가수 콘서트를 방불케 한다. 뮤지컬이 선사하는 가장 큰 즐거움이다.
지난 7일 첫 선을 보인 ‘미남이시네요’는 오는 9월 9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되며 이창희와 박지연, 김동혁, 조형균, 백은혜, 김성기 등이 출연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