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테이큰2’,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클 수 있다

[리뷰] ‘테이큰2’,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클 수 있다

기사승인 2012-09-17 15:12:01

[쿠키 영화] 영화 후속작들이 경쟁해야 하는 작품은 ‘성공한’ 전작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전작이 뛰어나면, 후속작은 부담감을 안고 시작해야 한다. 때문에 후속작이 성공하기란 매우 힘들 수밖에 없다.

‘테이큰2’가 그런 상황이다. 2008년 딸을 납치한 인신매매 조직을 가차 없이 응징해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겼던 ‘테이큰’. 당시 ‘테이큰 신드롬’이라는 말까지 만들어냈지만, 그 후속작은 ‘신드롬’은커녕 관객들의 ‘큰 기대’를 ‘실망’으로 안겨줄 확률까지 높아졌다.

‘테이큰2’의 기본 줄거리는 복수다. 전작에서 브라이언(리안 니슨)에게 가족들의 목숨을 빼앗긴 인신매매 일당들은 브라이언을 죽이기 위해 계획에 착수하고, 이스탄불을 여행 중인 브라이언과 전처 레노(팜케 얀슨)를 납치했다. 딸인 킴(매기 그레이스)은 극적으로 인신매매 일당들의 손에서 벗어나, 브라이언의 탈출을 돕는다.

‘실망’으로 가는 첫 번째 포인트가 이 ‘복수’라는 키워드다. 전작에 관객들이 열광했던 것은 ‘내 가족이 납치당했을 때, 내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현실적으로 무력한 자신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강렬한 스토리 때문이다. 오로지 딸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대리만족과 공감대가 이뤄졌던 것이다.

하지만 ‘테이큰2’의 ‘복수’는 대리만족도 공감대도 없다. ‘그들에겐 납치범이었지만 우리에게 그들은 누군가의 남편이자, 아들이자, 친구였다’고 말하는 인신매매 일당의 외침이나, 이들로부터 가족을 구하려는 리암 니슨의 싸움은 공감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리암 니슨이 고군분투하게 된 상황이 만들어지는 또하나의 상황(이스탄불로의 여행, 납치가 진행되는 과정)은 ‘억지 설정’이라는 생각까지 하게 만든다.

‘실망’으로 가는 두 번째 포인트는 니암 리슨의 액션 연기다. 리암 니슨의 액션이 전작과 비교해 현저하게 둔해졌다는 것이 관객들에게 전달된다. 차라리 스티븐 시걸 류의 다소 느리지만 묵직함만을 노렸다면 모를까, 여기에 스피디함을 더하려 하니, 답답함이 느껴졌다. 그나마 리암 니슨과 매기 그레이스의 카체이싱 장면은 관객들에게 스릴감을 선사해, 이런 답답함을 없애는데 한몫 했다.

그러나 전직 CIA 요원으로서의 모습을 보이는 리암 니슨의 연기나 이스탄불이라는 낯설고도 이국적인 정취는 눈여겨 볼만하다. 특히 납치당하면서도 침착하게 자신의 위치를 파악해 나가며 대처를 하는 리암 니슨의 연기는 액션보다도 더 짜릿한 감정을 선사한다. 27일 개봉.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트위터 @neocross96
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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