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영화 ‘방가? 방가!’ ‘해운대’ ‘퀵’ 등의 작품에서 감초 연기를 톡톡히 해내며 ‘미친 존재감’을 드러낸 배우 김인권. 유독 코미디 영화에서 두각을 드러낸 것이 사실이지만 영화 ‘마이웨이’에서 배신의 아이콘으로,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는 호위무사 도부장으로 분해 진지한 연기를 펼치며 또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가 한창 진행 중인 지난 5일 영화제를 찾은 김인권을 만났다. 부산이 고향이라는 그는 “부산은 신비한 매력이 있다. 특히나 영화제 기간에는 붕 뜨는 기분이라 그런 분위기에 취해 지내고 있다”며 부산을 찾은 소감을 전했다.
올해는 더욱 들뜰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광해, 왕이 된 남자’가 8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인기몰이 중이고, ‘방가? 방가!’에 이어 두 번째로 주연한 영화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이 오는 25일 개봉을 앞두고 있기 때문.
“‘광해, 왕이 된 남자’가 잘 돼 정말 기쁩니다. 800만 관객을 돌파했는데 1000만도 넘어섰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비록 조연이었지만 ‘해운대’에 이어 ‘광해, 왕이 된 남자’가 ‘천만영화’로 등극한다면 설경구 선배님에 이어 ‘천만영화’ 두 번한 배우가 되는 거니까요(웃음).”
그러나 ‘광해, 왕이 된 남자’를 하기까지는 고민이 컸다고 털어놨다. 첫 사극 도전작이고 자신의 캐릭터를 죽이고 주연배우 이병헌을 돋보이게 도와야 했기 때문이다.
“사극이라는 장르가 조심스러웠습니다. 저 말고 더 멋진 분이 연기해야 어울리지 않을까라는 고민도 컸고요. 이병헌 선배님 역시 첫 사극이었지만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너무나도 잘 소화하셨고 전 끝까지 헤맸습니다. 아쉬움이 많죠. 또 그동안 튀는 조연을 주로 연기했기에 절제된 연기가 필요한 이번 작품이 더 큰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관객의 시선을 빼앗으면 안되는 캐릭터였으니까요.”
촬영 과정에서도 시나리오를 고치며 자신의 몸에 맞는 캐릭터로 바꿔갔다. 진지한 그가 택한 방식은 ‘무조건 감독의 말을 따르는 것’이었다.
“제 연기로 표현해야 하는 것이기에 시나리오에서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은 변형시켜가며 연기했습니다. 그 후에는 전적으로 감독님의 디렉션에 맡겼습니다. 가끔 희화화된 도부장을 연기하곤 했는데 그때마다 중심을 잘 잡아주셨고 완성된 영화를 보고나니 감독님 말 듣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다양한 얼굴을 가져야 하는 배우이기에 여러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은 있지만, 유난히 욕심나는 장르는 코미디였다. ‘김인권 표 코미디’를 개척하겠다는 목표다.
“제가 가장 닮고 싶은 배우는 심형래, 이주일, 주성치 같은 분들입니다. 작품에서 보여지는 그분들의 극단적인 낙천성이 정말 좋거든요. 평소 캐릭터 코미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이번에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을 통해 그런 연기를 펼쳤습니다. 이 작품이 잘 된다면 본격적인 엔터테인먼트 코미디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부산=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