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파행 의원들… 하루 혈세 7000만원 허공에 날려

국감 파행 의원들… 하루 혈세 7000만원 허공에 날려

기사승인 2012-10-16 21:59:00
[쿠키 정치] 국회의원들이 국회나 청사 등이 아닌 현장국감을 나가면 비용이 얼마나 들까. 의원 30명과 보좌진까지 포함해 100여명이 한꺼번에 움직이는 데다 이들이 사용할 음향·방송 장비 대여, 소파 가구공사 등 각종 비용을 포함하면 하루에 수천만원이 든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따라서 현장국감을 계획했다가 파행으로 무산되면 혈세가 그대로 낭비되는 셈이다.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실은 16일 현장국감에 드는 비용 명세서를 공개했다. 지난 15일 서울 상암동 문화콘텐츠센터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감 준비에 투입된 돈이다. 총액은 7712만원이 들었다. 국감장에서 사용할 각종 장비를 빌리는 데만 2173만원이 들어갔다. 여기엔 의원들과 보좌진 등이 사용할 수 있도록 인터넷 랜선을 설치하는 비용도 포함됐다.

음향과 방송 시설 설치에는 2453만원이 소요됐다. 국감장과 대기실 등에 책상이나 소파 등 가구공사를 하는 비용으로 1721만원이 사용됐다. ‘국정감사단 환영합니다’라는 식의 현수막이나 배너물을 구입하는 데도 309만원이 쓰였다. 별도로 빌려야 하는 국감장 대관료는 320만원에 달했다. 비용은 이날 국정감사를 받을 예정이었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 6개 기관에서 1285만원씩 나눠서 지불했다. 그러나 이날 현장국감은 문방위가 파행을 거듭하면서 열리지 못했다. 국감 준비에 들어간 혈세 7700여만원이 허공으로 날아가 버린 셈이다.

이에 따라 국민에게 보여주기 위한 현장 국감보다는 되도록 각종 설비가 갖춰진 청사나 공공기관 건물에서 국정감사를 진행하는 쪽으로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사실 피감기관 입장에서는 국회의원들이 국정감사를 나온다고 하면 늘 최고의 준비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게 된다”면서 “그런 비용도 결국은 국민의 혈세이기 때문에 보여주기식 국감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방위 국감 파행은 지난 11일 방송사 사장의 증인 채택 여부를 놓고 여야가 대치하면서 시작됐고, 정수장학회 논란까지 불거져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이 같은 여야 대치로 지난 12일 전남 문화관광사업 및 슬로시티 조성사업 현장국감과 지난 13일 F1 국제자동차 경주대회 현장 국감도 열리지 않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김철오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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