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막 깎아내는 라식,‘이 검사’ 안 하면 실명 가능성?

각막 깎아내는 라식,‘이 검사’ 안 하면 실명 가능성?

기사승인 2012-11-21 11:34:01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환자, 라식 후 시력저하

[쿠키 과학]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예비대학생 김수진(19) 양은 수능이 끝나자마자 시력교정술을 받기 위해 안과를 찾았다. 검사결과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이라는 유전질환 때문에 라식과 라섹이 모두 불가능하며, ‘선천성 백내장’도 함께 갖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렌즈 착용시 눈의 피로와 이물감 외에는 특별한 불편함이 없던 터라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이라는 유전질환이 있는지 전혀 몰랐던 김양은 안과에서 자외선 차단 특수 선글라스와 보호 안경 등을 처방 받았다.

나경두 강남새별안과 원장은 “수능 이후 라식과 라섹 등 시력교정술을 받으려는 예비대학생들이 늘었다. 라식과 라섹 수술을 받은 후 실명이 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검사를 꼭 받아야 한다”며 “자신이 만약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환자라는 것을 검사를 통해 미리 알게 됐다면 각막을 깎는 수술은 피하고 생활에서 조금만 주의한다면 실명을 최대한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환자가 라식하면 2~3년 후 실명

아벨리노 각막이상증(Avellino Corneal Dystrophy)은 눈동자의 각막 표면에 흰 반점이 생기면서 시력이 점차 나빠지는 유전 질환이다. 정확한 발생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부모 중 한 명이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다면 자식에게 우성 유전 될 확률이 50%다. 이 경우 개인 생활 및 환경에 따라 진행 속도에 차이가 있으며, 대부분 12세 전후에 발병해 60~70대에 시력이 크게 떨어진다.

국내에는 870명당 한명 꼴로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환자가 나타나고 있다. 만약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환자가 라식이나 라섹을 위해 각막표면을 절삭하면 자연 상태에서 느리게 진행되던 흰 반점이 2~3년 후 급격히 퍼져 급기야 실명에 이른다.

◇면봉으로 구강세포 채취, 2시간 후 결과 나와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이라는 유전질환을 보유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안과에서 검사할 수 있다. 일차적으로 세극등 현미경을 통해 각막을 살펴 본 후 정확한 진단을 위해 면봉으로 구강 세포를 채취해 유전자 검사를 한다. 간단한 방법으로 약 2시간 후 질환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나 원장은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의 경우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다. 혼탁한 각막을 깎아 내거나 각막을 이식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하지만 각막이 두꺼울 때만 가능하며 흰 반점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생겨나기 때문에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환자는 미리 검사를 받고 시력교정술을 하지 않는 것만이 실명을 면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환자가 시력교정술을 받고자 한다면 라식이나 라섹 대신 안내렌즈삽입술이 가능하다.

◇야외 활동 줄이고, 자외선 차단 선글라스 착용해야

시력교정술이 활발해지면서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에 대한 경각심이 부각돼 유전자 검사를시행하는 병원이 많아졌다. 보다 정확한 검사 결과를 위해서는 임상시험을 거친 안전한 검사법인지 안과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 AGDSTM 검사를 받은 사람은 약 30만 명에 이른다. 이중 약 284명 가량이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의 진단을 확정 받아 라식, 라섹수술을 피해 실명 위기에서 벗어났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유전질환인 만큼 어릴 때부터 돌연변이 여부를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아?청소년기에 진단을 받으면 자외선 차단용 선글라스를 처방받는 등 예방의 폭이 넓어진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자외선에 많이 노출되는 부위부터 병변이 시작되므로 가급적 실내에서 일하는 직업을 선택하고,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등 실생활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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