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청담동 앨리스’, 된장녀가 된 캔디의 변명

SBS ‘청담동 앨리스’, 된장녀가 된 캔디의 변명

기사승인 2012-11-28 10:28:01

문근영-박시후 주연…12월 1일 첫 방송

[쿠키 문화]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캔디’ 캐릭터는 시대를 막론하고 가장 사랑받는 드라마 속 인물이다. 연약하지만 당차고, 위기를 겪지만 꿋꿋하게 이겨내며 시샘어린 질투를 받아도 늘 ‘왕자’의 도움으로 최후의 승리자가 됐다.

SBS 새 주말드라마 ‘청담동 앨리스’는 전형적인 캔디형 여주인공이 등장하는 신데렐라 이야기다. 배경도 스펙도 별 볼일 없는 한세경(문근영)은 청담동 디자이너에 발을 들이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노력해도 달라지는 것 없는 현실 속에서 명품의 화려함은 초라한 현실을 더 부각시키며 괴리감을 가져올 뿐이다.

드라마에는 사치를 즐기고 허영이 많은 여자를 뜻하는 ‘된장녀’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명품 유통 회사의 사장인 차승조(박시후)는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된장녀’를 경멸한다. 자기 주제에 맞지 않는 명품만을 고집하는 여성들을 벌레 보듯 하지만 공교롭게도 그는 그러한 여성들의 심리를 이용해 부를 축적하는 셈이다. 흔히 드라마에서 보던 착하고 동점심이 많아 ‘캔디’와 결혼하는 일반적인 부잣집 재벌2세 캐릭터와는 사뭇 다르다.

여주인공 세경 역시도 기존의 순진무구한 ‘민폐’ 캐릭터와는 한 발 떨어져 있다. 문근영은 “자신의 목적과 욕망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 기존 캔디 캐릭터와 차별화된다”라며 “흔한 여주인공처럼 예쁜 척, 슬픈 척, 밝은 척, 착한 척이 아니어서 마음에 들었다”며 출연하게 된 계기를 밝힌 바 있다. 우연히 재벌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욕망하고 한탄하는 것이 세경만의 매력이다.

결국 세경은 우여곡절 끝에 부자인 차승조와 티격태격하며 사랑을 나눌 것이 뻔하지만, ‘청담동 앨리스’ 만의 재미는 현실과 욕망에 대한 갈구와 욕망이 지속적으로 충돌함으로써, 이 시대의 현주소를 제법 리얼하게 그리고 있다는 데에 있다.

드라마는 이 시대에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부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최고의 배우자 조건 그리고 결혼의 조건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그러면서 진정한 삶의 조건을 묻는다.

극본을 맡은 김진희 작가는 27일 오후 서울 목동 SBS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결혼에 대한 이야기와 우리네의 현실을 담고자 했다. 많이 공감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공동 집필을 맡은 김지운 작가는 “풍요로운 시대에 왜 박탈감을 느끼고 행복에서 멀어지는가라는 의문에서 시작한 작품”이라며 “가져도 불행하고 못 가져도 불행한 부의 가치를 통해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부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진정한 삶의 조건을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언뜻 보면 저널리스트를 꿈꿨지만 패션에는 문외한이었던 여주인공이 뉴욕 패션 업계에 발을 들이며 파란만장한 일상을 겪는 내용을 그린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연상케 한다. 여주인공이 회사 직원들로부터 ‘촌뜨기’ 스타일로 비춰지는 설정이나 부잣집 사모님 및 업계 유명인들에게 쇼핑백 등을 갖다 바치는 것이 주 업무인 모습 등이 그 예다.

‘청담동 앨리스’에도 상류층의 호화로운 모습들이 곳곳에 등장한다. 일반인들이 쉽게 생각할 수 없었던 호화로운 빌라나, 1억 9천만 원을 호가하는 보석이 소품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상류층들의 특별한 일상이나 우리가 몰랐던 ‘VVIP 사모님’들의 세계 또한 엿보는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조수원 감독과 김지운, 김진희 작가가 의기투합했으며 문근영과 박시후, 소이현, 김지석 등이 출연한다. 12월 1일 첫 방송.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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