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지난해 6월 1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정치 테마주 150개 종목의 주가 흐름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지난해 6월 1일 21조1000억원(기초가격)이었던 이들 종목 시가총액은 한때 최고 41조6000억원까지 부풀었었다. 하지만 대선 직후인 지난 21일 24조3000억원으로 최고가 대비 17조3000억원(41.6%)이 날아갔다. 단순히 산술적으로만 계산하면 아직도 3조3000억원이 더 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들 정치 테마주의 주가는 최고가 대비 평균 52.7% 하락했다. 최고가에 사서 계속 보유했다면 투자원금의 절반 이상을 잃었다는 뜻이다. 종목별로는 써니전자(88.0%), 바른손(87.1%), 일경산업개발(85.6%), 미래산업·우리들생명과학(각 84.2%) 등의 하락률이 컸다.
정치 테마주 중 안랩(안철수 테마주)과 우리들제약(문재인 테마주) 등 대표적 인맥 테마주 15개 종목은 최근 3주간에만 평균 31.9% 급락했다. 같은 기간 에스코넥 등 주요 정책 테마주 15개도 평균 20.9% 하락했다.
정책이 실현되면 어쨌든 기업 가치는 오를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심리가 남아 있지만 금융당국은 정책 수혜 근거가 약해 이들 종목들의 거품도 소멸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업 가치가 아니라 이상 과열로 초래된 정치 테마주는 필연적으로 거품이 꺼질 수밖에 없다”며 “이들 주가는 결국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이 같은 정치 테마주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날 일부 정치 테마주는 다시 요동쳤다. 증시 주변에서 안철수 문재인 전 대선후보 등과 관련된 정치활동 소문이 확산되면서 안랩은 9.37%나 올랐고, 우리들생명과학과 우리들제약은 각각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