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재앙, 벌써 시작?” 서울 초등학교에 1학년생이…

“저출산 재앙, 벌써 시작?” 서울 초등학교에 1학년생이…

기사승인 2013-01-16 21:10:01
[쿠키 사회] 저출산과 도심공동화 현상으로 올해 서울 지역에서 신입생이 달랑 1학급뿐인 초등학교가 3곳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들은 수학여행이나 운동회 등 단체 활동이 어려운 데다 교우관계가 좁아지는 점을 우려해 이런 ‘미니학교’ 진학을 기피하고 있다.

16일 서울시교육청의 ‘2013 학교별 취학통지서 배부 예정 숫자’를 살펴본 결과 서울 교동초교(종로구)는 오는 3월 서울에서 가장 적은 15명의 학생이 입학할 예정이다. 지난해 38명이 입학했던 북한산초교(은평구)는 올해 학령인구 감소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17명만이 취학통지서를 받았다.

전교생의 70%가 기초생활수급자에 해당하는 공진초교(강서구) 역시 입학예정자가 21명에 불과해 1학년이 한 학급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서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1990년대 중반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생겨나고 인근에 초등학교가 신설되면서부터 공진초의 상당수 학생들이 전학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들 초교 중 교동초교는 2012년 기준 전교생이 109명으로 전 학년이 한 학급씩으로 구성됐고, 북한산초교는 3학년을 제외한 모든 학년이, 공진초교는 2∼4학년이 한 학급으로 이뤄져 있다.

1학년 학급이 2개에 불과한 초교도 20여곳으로 조사됐다. 동대문 패션단지 인근 숭신초교(종로구)도 도심공동화 현상으로 29명의 신입생만 들어올 예정이어서 2개 학급이 편성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지원청은 학급 배정 시 보통 27명까지 한 학급으로 편성하고 학생 수가 55명이 넘으면 3개 학급으로 나누도록 하고 있다.

‘강남 8학군’에서도 1학년 학급이 2개뿐인 곳이 있어 눈길을 끈다. 언남초교(서초구)는 올해 입학생이 38명에 불과하다. 학군이 지역적으로 넓게 퍼져 있는 데다 인구밀도·주택 수가 적은 화훼단지와 연결돼 있어 취학 예정자 수가 적었다. 59명이 입학하는 대청초(강남구) 역시 인근에 대진초·왕북초·영희초 등 4개 초교가 몰려 학생이 분산되는 데다 학교 앞 영구임대 아파트의 전입·전출이 거의 없어 입학생 수가 적었다.

학부모들은 학급 수가 지나치게 적은 학교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자녀가 소규모 학교에 다니면 수학여행이나 운동회 등의 활동에 참여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교우 관계도 좁아진다는 이유에서다.

소규모 학교의 이전 및 통폐합 가능성도 학부모들의 기피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서울 종로구의 한 학부모는 “아이가 지난해 소규모 학교로 배정된 취학통지서를 받았지만 아무래도 걱정이 돼 사립초교에 진학시켰다”며 “학생 수가 적은 만큼 아이의 경험폭도 줄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초등학교 관계자는 “위기감을 느낀 학교들이 나름대로 입학생 유치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며 “저출산 문제 및 도시 중심부의 주택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 정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
김철오 기자
siemp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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