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유명 팝스타 레이디 가가는 최근 심한 부상으로 남은 투어 공연 일정을 취소하고, 지난 21일 수술을 받은 후 회복을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려 화제가 됐다. 원인은 바로 무릎 부상과 오른쪽 엉덩이 부분의 관절 와순 파열로 그동안 통증이 있었지만 이를 참고 공연을 강행한 끝에 결국 걷기 힘든 상황으로까지 증상이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잘 몰라 더 위험한 고관절… 허리-엉덩이-사타구니 통증 있다면 의심= 고관절은 골반과 허벅지 뼈를 잇는 엉덩이관절을 말한다. 고관절은 우리 신체 중 어깨 관절 다음으로 운동 범위가 넓은 관절로 양반다리 자세나 앉는 자세, 일어서는 등의 모든 활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관절 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엉덩이나 허리, 사타구니 등에 통증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다리를 절룩거리게 되고 양반다리 자세 등도 어렵게 된다. 송상호 웰튼병원 원장은 “통증 부위가 허리 질환과 유사해 대부분 허리디스크 치료를 받기 때문에 고관절 치료 시기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통증을 비롯해 양반다리 자세 등 일상적인 활동 시 통증이 있다면 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정확한 통증의 원인을 파악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레이디가가가 입은 ‘관절와순 파열’은 골반과 허벅지뼈를 잇는 관골구의 관절와를 둘러싼 관절순이 갑작스러운 충격 등으로 파열돼 염증이 발생하고 물이 차면서 활액막염 등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으로 초기에는 약물과 주사 치료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심한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뼈 괴사부터 퇴행성까지… 질환 다양해 정확한 진단 필요= 근육이나 인대 손상 외에 가장 많이 나타나는 고관절 질환은 중년 남성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다. 고관절 수술의 약 50% 이상을 차지하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엉덩이관절에 피가 통하지 않으면서 뼈가 괴사하는 질환이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도한 음주나 지나친 스테로이드제 사용 등으로 인한 혈액순환 장애가 가장 큰 원인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퇴행성 고관절염도 중장년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퇴행성 고관절염은 관절의 노화, 충격으로 인한 외상, 반복적이고 무리한 자세 등으로 발생하며 과체중, 상체비만 등은 고관절의 퇴행을 부추기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여성이나 노인의 경우에는 관절을 지탱하고 보호해 주는 근육이 적어 퇴행이 빨리 시작되는 사례가 많다.
요즘과 같은 겨울철에는 눈길 낙상 사고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많다. 특히 60대 이후의 노인성 고관절 골절은 남성보다 골다공증에 취약한 여성에게서 2~3배 정도 많이 나타난다.
송 원장은 “고관절의 정확한 병명은 증상만으로는 구분하기 어렵고, MRI 및 엑스레이 검사 등을 통해 파악 가능하다”며 “치료는 정확한 진단에서부터 시작되는 만큼 통증을 방치하지 말고 병원을 찾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관절 질환은 통증이 심하지 않은 경우 약물이나 물리치료 등으로 완화할 수 있지만, 심각한 경우에는 고관절 인공관절수술을 통해 치료 가능하다.
◇부작용 줄고 안전성 높아진 ‘최소절개 고관절 수술법’= 인공고관절수술이란 손상된 고관절을 제거하고 인공관절을 삽입해 관절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수술적 치료법이다. 최근에는 관절 주변의 근육과 힘줄을 보존하는 ‘최소절개 인공고관절수술’로 안전하고 빠른 치료가 가능해졌다. ‘최소절개술’이란 기존 15~20㎝였던 절개 부위를 8~10㎝로 최소화해 근육과 힘줄을 보존하는 최신 수술법으로, 근육이 보존되기 때문에 탈구로 인한 재수술의 부담도 크게 줄었다.
수술 후에는 재활 프로그램에 신경 써야 한다. ‘최소절개술’은 약 4시간 후부터 조기 재활이 가능하다. 조기 재활은 운동 능력 향상과 수술 부위의 유착을 방지하고 수술 후 오랫동안 누워 있게 되면 나타날 수 있는 하지 정맥의 혈전증으로 인한 부작용이나 심장, 폐 등 소화기관계의 합병증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송 원장은 “고관절 수술법이 발전하면서 환자들이 수술에 대한 부담은 크게 낮아졌고 수술 예후도 좋아졌다”며 “고관절수술을 선택할 때는 수술법과 전문의의 숙련도, 재활 프로그램에 대해 충분히 상담하고 치료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