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비만환자, 취업문턱 높다

고도비만환자, 취업문턱 높다

기사승인 2013-02-28 13:37:00

찬베리아트외과, 고도비만환자 461명 대상 취업율 실태 조사결과, 10명 중 4명 비경제활동

[쿠키 건강] 비만환자는 바늘구멍이라고 불리는 취업문을 통과하기가 더욱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한 위밴드수술 전문병원의 환자 46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환자가 무려 199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의 43%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수치다.

경기침체로 인해 사회 전반적으로 취업이 어려운 실정이지만, 고도비만 환자들에게는 더욱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수술을 받으러 온 환자들 가운데는 본인의 외형적 조건 때문에 취업에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았다.

이는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적 풍토와도 부합된다. ‘외모도 스펙’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취업활동을 하는데 외모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편이다. 한 취업 포털 사이트에서 인사담당자 341명을 대상으로 ‘채용 시 외모가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75.7%가 ‘영향을 미친다’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모도 스팩… 취업의지 있어도 면접에서 떨어지는 경우 많아= 고도비만을 가진 환자들의 취업 의지는 정상체중의 사람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외모를 중시하는 우리나라 사회에서 그들은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가 심한데.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남성보다 여성에서 비만도가 취업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이홍찬 찬베리아트외과 원장은 “최근 내원하는 환자들 가운데 ‘취업’을 목표로 수술적 방법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며 “과거 고도비만환자는 제2형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다낭성난소 증후군 등 2차적 합병증이 심각한 문제였는데, 최근 들어서는 일차적인 문제인 외형적인 문제로 인한 불이익을 겪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고도비만환자, 소아비만으로부터 이어져… 국가 차원의 관리 필요= 경제활동을 하고 있지 않은 환자들은 대다수 소아비만을 겪었다. 소아비만은 성인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80% 이상으로 매우 높다. 소아비만은 지방세포의 숫자가 늘어나고 나이가 들어 성인이 돼서도 지방세포의 숫자가 자연적으로는 줄지 않는다. 또한 성인이 돼 비만이 된 환자보다 성인병이 올 확률이 더 높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질환이다.

2009년 보건복지부에서 건강영양조사자료를 분석한 내용을 보면 소아청소년 비만율이 1997년 5.8%에서 2007년 10.9%로 2배가량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발표한 ‘2012년 학교건강검사 표본조사’ 결과에서도 초, 중, 고교생 중 비만인 학생이 14.7%로 전년도에 비해 0.4%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소아비만이 느는 주된 이유는 패스트푸드 섭취율과 운동부족 이 가장 큰 원인이다.

경기불황으로 인해 맞벌이 부부가 늘고 패스트푸드, 스마트폰, 컴퓨터, TV 등 소아비만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환경적 상황에서 개인별로 비만율을 낮추기란 쉽지 않다. 우리나라보다 비만에 대한 심각성을 일찍 느낀 미국, 호주 등 서구에서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소아비만을 잡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미국의 영부인 미셸 오바마의 주도로 시작된 LET’S MOVE(렛츠 무브)가 대표적인 소아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한 캠페인이다.

이 원장은 “우리나라는 아직 ‘비만=질환’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비만은 비만 외에도 2차적인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질환이다”며 “소아비만의 경우 성인 비만보다 위험하기 때문에 국가적인 차원의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박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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