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골프 마니아인 40대 장모씨. 유독 춥던 겨울도 지나고 봄이 오니 온통 머리 속은 필드 생각뿐이다. 결국 지난 주 친구들과 골프장을 찾은 장씨는 날씨도 좋고 한동안 즐기지 못한 필드를 지배할 기세로 의욕을 앞세워 허리를 휙휙 돌려가며 골프를 즐겼다. 하지만 오랜만에 몸을 풀어서 그런지 집에 오니 허리가 욱신거리며 아파왔다. 근육이 놀랐다는 생각이 든 장씨는 시간이 지나면 괜찮겠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점점 심해지는 통증 때문에 일상생활이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는 결국 전문병원을 찾았고, 진찰을 받은 결과 급성 허리디스크 손상으로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막바지 추위가 지나고 꽃이 피는 봄이 오면 올라가는 기온만큼 사람들의 몸도 마음도 함께 올라가 가벼워지는 느낌을 받는다. 추위에 집에만 있고 나가기 싫어하던 사람들도 가벼운 기분을 앞세워 야외활동을 시작한다. 특히 운동을 통해 겨우내 움츠려있던 몸을 깨우고자 하는 이들이 많아진다. 하지만 경직돼 있던 뼈와 근육이 아직 다 풀리지 않은 채 무리하게 운동을 하게 되면 몸에 이상 신호가 오게 된다. 건강 챙기려다 건강 잃지 않는 봄 운동법에 대해 알아보자.
◇봄이 반가운 등산 마니아들, 무릎 관절 건강 비상… 하산 잘 해야 진정한 고수= 등산은 전신을 사용하는 온몸 운동으로 근지구력 향상과 심폐기능 향상 등 많은 좋은 점을 가지고 있는 운동이다. 하지만 등·하산 시 무릎에 힘이 많이 들어가 무릎 관절 부상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한 운동이다. 특히 하산 시에는 평지에서보다 3배 이상의 하중이 무릎에 가해져 연골이 손상될 수 있다. 정상적인 무릎은 연골이 관절을 둘러싸고 있어 통증을 느끼지 못하지만 만약 이러한 역할을 하는 연골이 손상되면 관절이 부딪히면서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연골에 파열이 일어나게 되면 앉아 있다가 일어설 때 무릎에 통증과 뻣뻣함이 느껴진다. 이러한 증상은 며칠이 지나면 나타나지 않아 전문적 치료를 등한시 하는 경우가 많은데, 방치할 경우 무릎이 불안정해져 서 있거나 걷는 것이 힘들어 질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등산 시 무릎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무리하지 않는 것이 우선이며, 배낭의 무게를 최소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세윤 서울척병원 원장은 “등에 메는 배낭의 무게가 1㎏이 늘어나면 무릎이 받는 하중의 무게는 5㎏ 정도”라며 “등산 스틱을 사용해 무릎으로만 지탱해야 하는 하중을 상체에 분산시키는 것이 무릎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산행 중 휴식할 경우 쪼그려 앉는 자세는 피하고, 입산 시에는 반드시 몸을 충분히 풀어주고 들어가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무리한 골프는 디스크 파열 불러… 바른 자세로 스윙 한다면 허리운동에 도움 돼= 골프 경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동작이 바로 스윙이다. 하체는 고정시킨 채, 허리와 팔을 이용하기 때문에 부상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척추가 꼬였다 풀어지는 힘을 이용해 공을 치기 때문에 척추 근육에 잦은 손상을 입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스윙 시 척추가 받는 압력은 일상생활을 할 때 척추가 받게 되는 압력의 8~10배 정도다. 이러한 압력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 순간적으로 잘못된 스윙을 하게 되면 디스크가 파열될 수 있다. 어드레스 시 허리를 곧게 펴고 엉덩이를 뒤로 빼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좋고, 혹 허리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다리를 좀 더 구부려 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스윙 시에는 손목의 힘을 빼고 유연하게 스윙 하도록 해 뒷땅 치기로 인한 충격에 의해 부상을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골프 중에 디스크 탈출이 일어나는 이유는 잘못된 자세와 근육의 유연성 부족 등이다. 때문에 운동에 들어가기 전 반드시 충분한 스트레칭을 해줘야 한다. 만약 스윙 도중 허리 주변 부위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무리한 동작은 피하고, 안정을 취한 후 파스나 찜질을 해 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통증이 계속되면 전문의의 검진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더 큰 부상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한편 디스크 손상으로 고생을 했던 이들은 치료를 받아 호전이 된 후에도 걱정 때문에 골프를 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바른 자세에서 무리하지 않게 한다면, 골프는 지인들과 함께 자연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좋은 운동이 될 수 있는 만큼 전문의와의 상담 하에 운동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또 필드에 나가기 전에 감 잡는다고 전날 골프 연습장에서 공을 몇 박스씩 치고 지친 상태에서 다음날 필드에 나가는 것은 금하는 것이 좋다.
◇무릎에 부담 적은 자전거 운동, 체격에 맞는 자전거 선택이 중요= 자전거는 자신의 체력에 맞게 운동의 힘과 양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몸에 큰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다양한 운동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자전거는 앉아서 하는 운동인 만큼 등산이나 조깅처럼 발목과 무릎에 체중이 실리지 않아 부담이 없다. 또한 발을 계속 앞으로 구르는 원 운동으로 충격의 대부분을 분산시켜 관절염 환자도 쉽게 운동효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무리하게 타거나 충분한 준비가 없으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으니 방심은 금물이다. 미흡한 준비로 인해 근육이나 힘줄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오랫동안 허리를 구부린 자세로 타는 만큼 요통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평소 허리 주변의 근육 강화 운동을 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손잡이를 통해 전달되는 충격으로 인해 손이나 손목, 팔 부위에 통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손잡이를 잡는 위치를 주기적으로 바꿔 줘 상체의 위치를 변화시켜 주는 것이 좋다. 더불어 손잡이를 부드럽게 잡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자전거 역시 운동 전 스트레칭은 필수다. 특히 하체를 많이 사용하는 운동인 만큼 하체의 관절을 풀어주고 반드시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충분한 스트레칭 없이 무리하게 타면 무릎 관절과 인대에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윤영선 분당척병원 원장은 “자전거는 피로가 다리에 먼저 쌓이기 때문에 운동 후 적절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자신의 최대 심박수를 알고 그 이상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전거의 사이즈가 매우 중요한데, 내 몸에 비해 너무 크거나 작은 자전거는 잘못된 자세로 각종 통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본인 체격에 맞는 적절한 사이즈의 자전거를 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하는 운동이지만 무리하면 오히려 독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따라서 과유불급이란 말은 운동에 적합한 말이다. 본인의 상태를 제대로 점검하고 한계를 넘지 않는 것이 진정한 건강을 위한 운동법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