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자 인공관절수술 문제없어
[쿠키 건강] #주부 최모(64)씨는 최근 무릎 관절염으로 통증이 심해지면서 집안일이나 산책을 하는 등 일상생활조차 힘들어져 고생 중이다. 밤에도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하지만 수술에 대한 부담 때문에 병원을 가지 않고 있다. 최씨가 망설이는 이유는 10년 넘게 만성질환인 당뇨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아도 혈당이나 혈압의 변화가 심해져 괜히 관절염 수술을 받고 다른 합병증이 생길까 불안한 마음에 관절염만 더 심해지고 있다.
◇만성질환 있어도 인공관절수술 받을 수 있어= 최씨처럼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관절염이 있어도 인공관절수술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면역력이 약해 수술 부위의 감염이나 과다출혈 등이 발생할 수 있고 혈당이나 혈압에 변화가 생기면서 수술 중 쇼크발생,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 등을 걱정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70세 이상의 고령일수록 수술을 견딜 체력이 안 된다는 염려에 수술을 망설이기 일쑤다. 하지만 관절염은 단순한 통증을 넘어 보행이나 활동을 제한하게 되고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질환으로 적극적인 필요하다.
특히 당뇨병과 고혈압 등을 가지고 있는 만성질환자들이 관절염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거동불편으로 인한 운동부족은 물론 통증이 지속되면서 받는 스트레스 등으로 혈당이나 혈압 조절이 어려워지고 만성질환과 관절염이 악화되며 합병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만성질환자와 고령환자도 내과 협진을 통해 수술 전후 혈당과 혈압 관리를 철저하게 하면 인공관절수술을 받을 수 있다.
인공관절수술은 관절염을 앓고 있는 관절 연골 부분을 절제하고 남은 자리에 특수 금속으로 만들어진 인공관절을 넣어 관절을 대신하는 것이다. 인공관절물의 발달로 소재, 사이즈가 다양해져 여성형 인공관절, 세라믹 인공관절 등 맞춤형 인공관절수술이 가능해졌다. 또 인공관절의 수명도 늘어나 수술 후 관리가 잘 이뤄지면 20~30년 정도를 사용할 수 있다.
◇만성질환자는 내과질환치료 병행해야= 당뇨병 환자의 경우 식후 2시간 뒤 혈당을 100~200㎎/㎗ 사이로 조절만 하면 수술하는 데 지장이 없다. 이를 판단하기 위해 입원 전 당화혈색소 검사를 통해 이전 3개월간의 평균 혈당을 확인한다. 혈당 조절이 잘 안되고 있다면 조절될 때까지 입원해 내과 협진을 하며 당뇨조절에 관한 식사, 운동 요법 및 약제를 변경한 다음 수술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 중 단백뇨, 신부전 등 합병증이 동반된 환자라면 수술 전 도플러 초음파 검사와 동맥경화 검사를 받아 하지 혈류 장애에 따른 위험성을 미리 파악해 수술의 안전성 및 추후 치료에 대비해야 한다.
수술 후에는 스트레스와 운동부족으로 고혈당 상태가 되거나 식욕감퇴로 저혈당이 될 경우 입원 기간 동안 하루 4번 혈당검사와 그에 알맞은 약제조절을 통해 당뇨를 관리할 수 있다.
고혈압 또한 조절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면 혈압약을 계속 복용하면서 인공관절 수술을 받을 수 있다. 수축기 혈압 180 이하, 이완기혈압 120 이하라면 무리 없이 수술할 수 있다. 그러나 혈압의 높거나 낮으면 마취, 수술 시 급격한 혈압변동이 혈관에 손상을 줘 심혈관계, 뇌혈관계 합병증을 일으킬 우려가 있기 때문에 내과진찰을 받고 약을 조정해야 한다.
수술 후 체력이 떨어져 저혈압이 오거나 긴장과 통증으로 인한 고혈압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내과진료를 실시하고 항고혈압제, 진통제, 항불안제, 혈관 확장제, 이뇨제 등을 사용해 조절한다.
이원희 바른세상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당뇨,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이 있더라도 내과 협진을 통해 수술 전후 혈당과 혈압을 조절하고 감염에 대한 예방조치가 뒷받침된다면 안전하게 인공관절 수술을 받을 수 있다”며 “만성질환자는 면역력과 체력이 저하된 상태이기 때문에 혹시 모를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내과 전문의가 상주해 수술 전 후 조치를 긴밀히 할 수 있는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