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광고천재 이태백’ ‘드라마의 제왕’ ‘부탁해요 캡틴’…
전문직을 소재로 한 드라마들이 잇따라 실패의 쓴 맛을 보고 있다. 의학드라마 외에는 전문직 드라마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의견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직 드라마는 재벌 2세의 등장이나 삼각관계, 불륜 등의 기존 드라마 소재의 진부함을 벗어나, 참신한 소재로 각광받았지만 갈수록 시청자에게 공감을 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직 드라마는 마니아층을 형성할 만큼 성공한 사례가 잇따르기도 했지만, 최근 전반적인 낮은 시청률로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다양한 시청자 층을 껴안는 데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셈이다. 지난해 SBS ‘부탁해요 캡틴’과 ‘드라마의 제왕’이 각각 항공사와 드라마 제작사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꾸몄지만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지 못했다.
현재 방영 중인 KBS 월화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은 유명 광고인 이제석 씨를 모티브로 삼은 드라마로, 광고계 사람들의 삶과 사랑을 현실감 있게 그린 작품이지만 시청률 5% 미만을 맴돌고 있다. 드라마 첫 주연인 배우 진구를 비롯해 조현재, 한채영, 박하선, 고창석, 한선화 등이 열연 중이지만, 광고업계라는 특정 분야에서 벌어지는 주인공들의 고군분투가 시청자에게까지 재미로 다가서지는 못한 모양새다.
지난해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가장 빛나는 한해를 보냈던 박기호 PD는 ‘광고천재 이태백’의 연출을 앞두고 “시청자들이 최대한 쉽고 친절하게 따라올 수 있게 만들어보려고 한다. 광고 자체가 시청자에게 익숙한 소재”라며 “접근을 잘한다면 쉽게 이야기가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지만, 전형성을 벗어나지 못한 진부한 전개로 외면 받고 있다.
지난 1월 종영한 SBS ‘드라마의 제왕’은 드라마를 만들면서 펼쳐지는 좌충우돌 제작기를 다룬 드라마였다. 초반 각각의 캐릭터들이 선명하게 빛나 호평을 얻으며 기존 16부작에서 2회 연장되기도 했으나 끝내 한 자릿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했다. 각각의 캐릭터와 작품의 완성도에 비해 현저히 낮은 시청률로 막을 내리는 데 그쳤다.
지난해 방영됐던 SBS ‘부탁해요 캡틴’은 조종사들의 성장기는 물론 그들과 함께하는 승무원과 관제사, 정비사 등 그 동안 드라마를 통해 쉽게 볼 수 없었던 이야기를 그렸으나 잇단 연기력 논란과 설득력 없는 전개로 조용히 막을 내려야 했다.
전문 분야를 다룬다는 것은 신선함을 안겨주는 동시에, 공감을 끌어내기도 그만큼 어렵다. 특정 전문 분야에 대한 공감의 부재가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전문적인 지식과 함께 세부적이고 사실적인 표현의 동반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이러한 요소가 오히려 극의 재미를 떨어트릴 수 있는 위험성을 크게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전문직 드라마임을 내세웠지만 시청자들의 입맛을 유혹하기 위해 색다른 옷을 입은 애정 드라마로 전락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소재의 다양성 면에서 전문직 드라마는 국내 드라마의 한계를 극복하고, 하나의 장르로 정착될 수 있는 잠재력인 면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다. 병원을 배경으로 했던 다양한 의학 드라마가 과거부터 꾸준히 큰 사랑을 받으며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았고 한국판 CSI를 표방한 SBS ‘싸인’과 OCN의 메디컬 범죄수사극 ‘신의 퀴즈’도 큰 호평을 얻은 바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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