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김모(22·여)씨는 지난 5일 경기도 안양 주택가에서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성추행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지난달부터 한 달간 3명의 여성을 때리고 성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 음악을 듣는 여성을 발견하면 20m정도 거리를 두고 뒤따라가다 인적이 드문 곳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김씨는 피해 여성을 1㎞ 이상 쫓아간 경우도 있었지만 피해여성은 휴대전화에 신경을 뺏겨 김씨가 쫓아오는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안양 동안경찰서는 김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2005년부터 7년간 여성 15명을 강제 성추행한 혐의로 지난 11일 경찰에 붙잡힌 최모(38)씨 역시 이어폰을 낀 여성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길을 걸으면서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거나 전화 통화를 할 경우 주변 경계를 소홀히 할 수 있기 때문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어폰을 끼면 주의가 집중되지 못하고 산만하게 분산될 가능성이 높아 범죄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항상 경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어폰을 끼고 밤길을 돌아다닐 경우 성범죄 뿐만 아니라 퍽치기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에는 취해서 비틀거리는 행인이 퍽치기의 주요 대상이었지만 최근엔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거나 전화를 하는 이들도 범행 대상이 되고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